[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신풍제약이 자사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수네이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실시한 임상2상 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 달성에 실패했다.
신풍제약은 5일 ‘피라맥스’에 대한 국내 코로나19 임상2상 시험의 톱라인(Top line)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2상 임상시험(SP-PA-COV-201)은 ‘피라맥스’의 임상적인 유효성과 안전성을 탐색하기 위해, 국내13개 대학병원에서 모집된 총113명의 경증 및 중등증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대조,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방식으로 진행했다. 전체대상자 중 경증환자는 100명(88.5%), 평균연령은 52세였다.
신풍제약에 따르면, 유효성평가에서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RT-PCR 진단키트기반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으로 전환된 환자비율(음전율)은 ‘피라맥스’군(52명)과 대조군(58명)간 차이가 없었다.
회사 측은 임상설계 당시 설정한 1차 평가변수는 만족하지 못했으나, 임상시험을 끝낸 뒤 도출된 데이터에서 감염력이 있는 생존바이러스(감염성바이러스, infectious viable virus)의 음전율을 후향적으로 추가 분석한 결과 ‘피라맥스’의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본지에 “고령, 비만, 기저질환 동반 등 중증악화율이 높은 고위험군에서 ‘피라맥스’ 투여군은 투약 전 기저시점에 감염력이 있는 생존바이러스를 보유한 모든 환자에서 10일 후 100% 음전을 이뤘다”며 “위약군은 86%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약 28일 후에는 위약군 중 93%(28명 중 26명)에서 바이러스 음전이 확인됐고, ‘피라맥스’ 투약군은 16명, 위약 투약군은 28명으로 위약 투약군의 피험자 수가 1.75배 더 많아,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는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피험자들을 균등하게 나눈 뒤 시험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풍제약은 추가 분석에서 ‘피라맥스’ 투약 3일차 감염성바이러스양은 전체 환자 기준으로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감염성바이러스 고보유환자군(전체 환자 중 감염성바이러스보유량 상위 50% 환자)에서는 ‘피라맥스’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2.8배 유의적으로 감소(투약 전 바이러스양에 대한 변화량, 피라맥스군 보정평균 96.3% 감소 vs. 위약군 34.5% 감소, p=0.0143)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결과는 당초 설계한 임상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닌 데다, 회사 측이 보정한 값이 적용된 만큼, 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표를 주평가변수로 설정해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은 WHO 점수분포, 질환의 중증악화를 예측하는 지표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조기경보점수(NEWS, National Early Warning Score) 등의 임상지표도 평가했는데, 피험자 수가 적어 유의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설명이다.
투약 후 28일째 WHO 점수분포에 따른 ‘입원이나 산소치료, 장기보조치료, 또는 사망에 이르도록 중증으로 악화되는 환자비율’(WHO 점수3점 이상 환자비율)은 전체 환자에서 55.4% 감소(피라맥스군 2/52, 3.8% vs. 위약군 5/58 8.6%), 고위험군에서 74.3% 감소(피라맥스군 1/28, 3.6% vs. 위약군 5/36, 13.9%)했다.
조기경보점수에 따른 투약 전보다 악화되는 환자비율은 전체 환자에서 34.9% 감소(피라맥스군 7/52, 13.5% vs. 위약군 12/58, 20.7%), 고위험군에서 35.7% 감소(피라맥스군 4/28, 14.3% vs. 위약군 8/36, 22.2%)했다.
투약 후 이상반응을 보인 환자는 대조군 48.3%, ‘피라맥스’ 투약군 40.4%로 통계적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질환 경과로 인한 폐렴을 제외하고 가장 흔한 부작용은 오심(13.5%), 소화불량(11.5%), 두통, 설사 등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SUSAR)은 발생하지 않았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전체 환자 중 사망자는 위약군에서 1명(1.7%), ‘피라맥스’ 투약군에서는 없었으며, 폐렴으로 인한 증상악화 대상자는 위약군 7명(12.1%), ‘피라맥스’ 투약군 4명(7.7%)으로 집계됐다.
신풍제약은 대규모 후속 임상을 통해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대규모 3상 시험을 통해 통계학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못한 지표를 최대한 신속히 확증하겠다”며 “이달 초에 후속 임상시험 계획서 승인 신청(IND)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