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굳어지는 ‘특발성폐섬유증’ 치료법
폐가 굳어지는 ‘특발성폐섬유증’ 치료법
  •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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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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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는 건강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선생님들의 의견을 가공하지 않고 직접 게재하고 있습니다. 본 칼럼이 독자들의 치료 및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김영환] 폐가 서서히 굳어지는 폐섬유화 현상. 이를 앓게 되는 질병을 일컬어 폐섬유증이라고 한다. 여기서 ‘섬유화’란 굳는 것을 의미한다. 신체에 상처가 생기면 낫는 과정 가운데 상처 부위가 딱딱해지듯, 폐섬유화 역시 폐가 어떠한 이유로 손상을 받은 후 치유되는 과정에서 남는 상처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에 생긴 상처가 낫는 과정에 흉터가 생기듯 폐섬유화도 그렇다. 대부분 폐섬유화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광산에서 일하는 분들의 경우 석탄가루를 장기간 흡입하기 때문이고, 돌가루가 많은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은 공중에 흩날리는 돌가루를 많이 마시다보니 폐질환이 생기곤 한다. 하지만 간혹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특발성 폐섬유증이라고 말한다. ‘특발성’이란 원인을 모른다는 의미다.

특발성 폐섬유증을 정확히 이야기하려면 간질성 폐질환부터 알아야 한다. 신체의 호흡기 구조를 살펴보면 기도와 기관지, 폐포가 존재하는데 이 중 폐에서 공기가 지나가는 길의 마지막 부분인 폐포, 즉 허파꽈리와 허파꽈리 사이를 ‘사이 간’ 자를 사용해 ‘간질(間質)’ 이라고 부른다. 간질성 폐렴이란 간질에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으로 여기에는 150가지 이상의 질환이 있다. 이 다양한 질환을 앓는 과정에서 간혹 폐가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폐섬유증은 간질성 폐렴의 증상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환경적·직업적 원인 있지만 확실히 단정할 순 없어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폐질환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폐가 외부 공기를 들이마시는 기관이다보니까 환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디서 생활하는지, 그곳의 환경이 어떤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이다. 서양사람들의 경우 새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보니 새의 분비물 등을 공기 중에 들이마시면서 폐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원인을 알고 있으니 거기에 맞는 치료를 하면 되지만, 특발성 폐섬유증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게 큰 어려움이다.

이 때문에 특발성폐섬유증을 극희귀질환이라고 부르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진단을 받는 과정이 쉽지 않기에 진단 과정에서부터 크게 지치기도 한다.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진단되기 위해서는 앞서 예를 든 모든 가능성이 원인이 아님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지난하고 길게 느껴지는 것이다.

진료를 하다 보면 간혹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 아닌가 질문하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유전적 소인이 원인이 되어 가족 내에서 다수 발생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 빈도는 매우 낮다. 가족 중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가 있다고 해서 유전될 확률이 아주 높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즉, ‘유전성인 특발성 폐섬유증도 없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다. 

지금까지 필자가 이 분야에서 환자를 맡으면서 특발성 폐질환을 겪고 있는 분을 천 명 이상 만났지만 그 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10 케이스가 채 안됐다. 

특정한 원인을 찾기 어렵지만 한 가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존재한다. 바로 흡연이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요인이 흡연이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특발성 폐섬유증의 발병률이 약 2배 가량 높다.

기침·호흡곤란 증상만으로 진단할 순 없는 질환

특발성 폐섬유증의 주요 증상은 기침과 호흡곤란이다. 헌데 이 두 증상은 호흡기질환 대부분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기 때문에 단순히 기침과 호흡곤란이 나타난다고 해서 특발성 폐질환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다.

사실 호흡곤란이 올 정도면 이미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초기에는 호흡곤란을 동반하지 않지만, 증상만으로 특발성 폐질환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여러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발성 폐섬유증을 진단하는 필수 의학적 기준은 흉부CT 촬영 소견 및 폐기능검사 소견이다. 진단이 확실하지 않을 때에는 폐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이 질환은 진행성이다. 완치가 없다. 과거 미국의 교과서를 보면 특발성 폐섬유증은 진단 후 평균 생존률이 3~4년인 것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이는 과거의 이야기다. 증상이 나오고 나서야 병을 진단할 수 있었던 때의 통계이기 때문에 지금은 이보다 생존기간이 더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환자들의 생존률이 더 길다. 특발성 폐질환 환자의 전 세계 평균 생존률이 4년 내외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7~8년 정도는 된다. 국내에서는 건강검진을 많이 하다 보니 초기 발견이 많기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약물치료로 진행속도 늦출 수 있어

특발성 폐섬유증은 일반적으로 수술로 치료하는 질환은 아니다. 수술적 치료는 질환의 말기에 하는 것이다. 산소치료를 하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단계에서 선별적으로 하는 폐이식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 외의 통상적 치료방법은 항섬유화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폐 이식의 성공률은 간이나 신장에 비해 낮다. 폐는 여러장기 중 유일하게 몸의 외부와 상호작용 하면서 활동하는 기관이다보니 이식 후 합병증이나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5년 이상 장기생존률이 50~60% 밖에 안된다. 때문에 폐 이식도 결국은 산소호흡기를 단 후, 모든 치료의 가능성이 없을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결국은 약물로 진행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의학 기술에서 섬유화된 조직을 원 상태로 완전히 되돌려 놓는 기술은 없다. 다만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인 만큼 섬유화를 억제하는 약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현재 의료계에는 지난 2013년 FDA 승인을 받은 두 종류의 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 사용하면 폐 섬유화 속도를 50% 가량 낮출 수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완치할 수 없는 질환이지만 약물치료로 진행을 억제할 수 있으며, 많은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니 환자분들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겠다. 간혹 인터넷으로 증상을 검색하고 크게 좌절한 모습으로 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는 과거 오래 전 마땅한 약도 없을 때의 정보다. 맞는 내용도 있지만 맞지 않는 내용도 많으니 혼자 끙끙 앓을 일이 아니다. [글 :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영환 교수]

 

# 김영환 교수는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영환 교수

김영환 교수(사진)는 폐섬유화 질환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년퇴직 후 2020년 9월 1일부터 건국대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대한폐암학회 이사장,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시아태평양 호흡기학회(APSR)의 실행이사 및 연구위원장으로, 2021년 가을 개최 예정인 APSR 서울학회의 명예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간질성폐질환에 대한 교육을 목적으로 발간하고 있는 Focus on ILD의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평소 폐암의 조기진단 및 간질성폐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관심을 갖고 연구 및 진료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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