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상훈]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신약 ‘아두카누맙’(aducanumab)이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관련주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알츠하이머는 파킨슨병, 뇌졸중 등과 함께 치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미 FDA는 현지시간 7일 아두카누맙(상품명 애듀헬름, Aduhelm)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지난 2003년 메만틴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특히 아두카누맙은 병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단순히 알츠하이머로 인한 증상을 완화하는데 그쳤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글로벌 시장이 오는 2024년 126억 달러(약 1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FDA의 세계 첫 치료제 승인은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의 시선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는 조기 진단이 중요한 질병인 만큼, 진단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피플바이오이다. 피플바이오는 MDS(멀티머검출시스템) 기술 기반의 알츠하이머병 조기 혈액 진단 제품을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은 통상 알츠하이머 진단에 사용되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 비용(해외 5000~6000달러, 국내 120~180만원) 대비 국내 기준 1회 약 10만원 대로 저렴할 뿐 아니라 환자 편의성도 높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첫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아두카누맙의 승인으로 인해, 다른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치료제들의 추후 승인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며 "이와 관련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아두카누맙의 연간 약가가 5만6000달러로 높게 책정됐을 뿐 아니라 환자의 아밀로이드 PET 검사 역시 비용이 비싸 혈액 진단 업체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플바이오 주가는 11일 종가기준 2만7050원을 기록 중이다. 아두카누맙의 승인 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 13%, 다음날 19%가 급등하는 등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다.
퓨쳐켐 역시 관련주로 취급된다. 퓨쳐켐은 알츠하이머 원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제품 알자뷰를 보유 중이다.
알자뷰는 베타-아밀로이드를 검출하기 위해 PET-CT를 촬영하기 전 투여하는 약물이다. 알츠하이머 또는 성인 인지장애 환자에게서 뇌 베타 아밀로이드 신경반의 유무를 추정해 임상평가 보조진단으로 사용한다.
퓨쳐켐은 11일 종가기준 1만5750원이다. 역시 아두카누맙 승인 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 10% 가까이 상승하며 수혜를 입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또 다른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다. 알츠하이머와 마찬가지로 파킨슨병 역시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을 개발 중이다.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가 적용됐고, 임상연구를 통해 우수한 효능도 입증됐다며 회사 측은 강조했다.
이중항체는 두 개의 항체가 각각 면역세포와 암세포와 붙어 면역세포는 강화하고 암세포는 사멸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11일 현재 주가는 2만1300원이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관련주로 분류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며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로 인해 아두카누맙의 유력한 위탁생산 후보로 거론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위탁생산 기대감을 바탕으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00만원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11일 종가기준 84만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