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의 비수술 치료법 중 '유착박리술'의 성공 예측 요인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통증 증후군은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약 15%에서 발생하는데,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것을 말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 박휴정 교수(마취통증의학과, 교신저자), 강남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지영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에서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을 유착박리술로 치료받은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으로 진단받은 만 20세 이상 성인 중에서 척추 수술 후 최소 3개월 이상 만성 다리 통증이나 허리통증을 보이고 약물치료 및 운동요법, 경막외 주사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66.7세였고, 평균 통증 기간은 약 6년(72.5개월)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 중에서 시술 3개월 후 통증 강도가 의미 있게 감소한 69명의 성공 예측 요인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64.6%는 시술 전 허리 MRI에서 추간공 협착 정도가 약했으며, 내비게이션 카테터 외부 직경이 굵은 것(2.1mm)을 사용한 경우는 치료 효과가 1.53배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착박리술은 척추 수술 후 신경 염증이 반복돼 신경 유착이 발생한 환자에게 적용되는 시술이다. 내비게이션이 가능한 카테터를 꼬리뼈로 넣어서 유착 부위를 기계적으로 박리하고 약물을 주입한 뒤 신경 유착을 화학적으로도 제거한다. 시술 시간이 약 20~30분으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척추 수술 후 생긴 허리 통증이나 방사통에 대해서는 특정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지만, 최근 메타분석 결과에 의하면 유착박리술이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에 효과를 보인다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며 "하지만 비용 측면을 고려했을 때 유착박리술이 일차 치료법이 되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휴정 교수는 헬스코리아뉴스에 "만성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유착박리술 후 치료 반응이 실패했을 때 크게 좌절할 우려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시술 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적절한 환자군 선정에 근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임상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