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줄기세포 엑소좀의 표면을 개질, 이를 몸에 다시 투여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형적인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 2.5%에서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 고분자공학부 박재형 교수 연구팀(제1저자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유동길 박사, 임경택)은 체내를 순환하면서 염증이 있는 관절부위에 선택적으로 축적, 염증성 대식세포를 항염증성으로 바꾸는 표적형 줄기세포 엑소좀을 제안했다. 염증성 대식세포는 염증을 유발하는 대식세포로, 류마티스 관절염 악화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작은 주머니, 일명 엑소좀에는 DNA와 단백질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RNA 등 여러 생체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우리 몸의 다양한 생리현상에 관여한다. 특히 줄기세포 엑소좀은 염증성 대식세포를 항염증성으로 바꿀 수 있지만, 체내에서 빨리 분해되고 염증부위가 아닌 간에 주로 축적돼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줄기세포 엑소좀이 염증이 있는 관절 부위를 표적할 수 있도록 표면을 개질했다. 염증성 대식세포 표면에 생성되는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는 '덱스트란 설페이트'(설페이트기를 가지고 있는 덱스트란 기반의 다당류)를 줄기세포 엑소좀 표면에 도입했다. 엑소좀의 표면 개질은 당대사공학 및 생물직교성 무동 클릭 화학을 기반으로 이뤄져 엑소좀 내부의 생체 물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당대사공학 : 화학 반응기를 세포 표면의 당 단백질에 도입할 수 있는 기술.
생물직교성 무동 클릭화학 : 아지드(azide)기와 알킨(alkyne)기가 구리 촉매 없이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현상
연구팀은 정맥주사를 통해 생쥐에게 개질된 줄기세포 엑소좀을 투여했다. 광학영상장치를 통해 확인한 결과, 염증이 있는 부위에 엑소좀이 집중적으로 축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증부위에 개질된 엑소좀이 축적된 생쥐는 대조군에 비해 관절염 수치가 현저하게 낮아졌으며, 기존 엑소좀 대비 10%의 용량에도 비슷한 정도의 관절염 수치를 보였다. 염증 완화에는 마이크로 RNA인 'let-7b-5p'과 'miR-24-3p'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팀은 파악했다.
연구팀은 "당대사공학 및 클릭화학을 통해 엑소좀 표면을 개질하는 플랫폼 기술은 류마티스 관절염뿐만 아니라 다양한 난치성 질환으로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엑소좀 기반 치료제 개발에서의 원가절감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6월 2일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