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제주도에서 채집된 제주등줄쥐에서 신증후군 출혈열(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형의 한탄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됐다.
한탄바이러스는 설치류로부터 옮을 수 있는 바이러스로, 신증후군 출혈열을 일으키며 신부전, 출혈, 혈소판 감소증, 쇼크 등을 초래하는 바이러스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매년 약 4~500명의 신증후군 출혈열 환자가 발생한다고 보고된 바 있으며, 제주도에서는 지난 10년간 18명의 신증후군 출혈열 환자가 발생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팀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2년간 채집된 제주등줄쥐에서 한탄바이러스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한탄바이러스는 기존에 한반도 내륙에서 확인된 것과는 다른 새로운 유전형이다. 연구팀은 지리계통과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에 제주등줄쥐에서 발견된 제주 한탄바이러스는 제주도에서 발견된 최초의 병원성 한탄바이러스로 의미가 크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기존 제주도땃쥐에서 발견된 제주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지 않는 비병원성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열대의학분야 최상위 저널인 'PLOS NEGLECTED TROPICAL DISEASE'> 최근호에 ‘한국에서 유행성출혈열의 잠재적 원인인 제주등줄쥐가 보유한 한탄바이러스의 새로운 유전형(원제: A novel genotype of Hantaan orthohantavirus harbored by Apodemus agrarius chejuensis as a potential etiologic agent of 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 in Republic of Korea)’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한편, 송진원 교수는 1987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1996년 고대 의대에 부임한 이후 임진바이러스, 제주바이러스 및 여러 신종 바이러스를 발견했으며, 그 업적을 인정받아 2011년 대한민국학술원상, 2013년 이호왕어워드, 2017년 고의의학상, 2017년, 2019년, 2021년 석탑연구상 등을 수상했다. 2021년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출된 바 있으며 현재 한국인으로는 이호왕 명예교수 이후 두 번째로 국제 한타바이러스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바이러스학회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