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신경병증 치료길 열렸다 ... 질환 유발 난청 유전자 세계 첫 발견
청각신경병증 치료길 열렸다 ... 질환 유발 난청 유전자 세계 첫 발견
TMEM43 돌연변이, 달팽이관 내 세포들 간 이온 전달 저하시켜 난청 유발

분당서울대병원·기초과학연구원(IBS)·목포대학교·미국·중국 연구팀 공동 연구
  • 임도이
  • admin@hkn24.com
  • 승인 2021.05.25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청각신경병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질환을 일으키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 TMEM43 돌연변이가 국내외 연구팀의 공동연구로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이런 청각신경병증 환자가 해당 유전자의 달팽이관에서의 발현 위치와 기능에 따라 적절한 조기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청각신경병증은 소리가 귀를 거쳐 뇌로 보내지는 과정 중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겨 소리 탐지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말소리 구별(어음변별)이 잘 되지 않는 난청의 한 형태다. 전체 감각신경성 난청(중이염 등에 의한 전음성 난청 제외)의 약 10~15%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난청 환자가 인공와우 이식을 받게 되면 청각기능을 다시 사용하게 됨으로써 의사소통에 전반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환자 개개인마다 수술 후 호전되는 정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적절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청각신경병증의 경우는 원인과 양상이 워낙 다양하고, 병변의 위치에 따라 말소리 변별 회복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병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임상적인 검사들만으로 정확한 병변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좌),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좌),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제1저자 오두이 박사)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단장 연구팀(제1저자 장민우 학생연구원), 목포대 이은영 교수(제1저자) 연구팀, 중국 중난대학교(Central South University)와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University of Miami) 연구팀은 유전학적 검사를 통해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난청 유전자인 TMEM43을 규명하고, 병리학적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진행성 청각신경병증을 앓고 있는 한국인과 중국인의 5대에 걸친 두 가계도에서 공통적으로 유전되는 TMEM43 돌연변이를 유전자 검사법을 통해 확인했다. TMEM43 돌연변이는 달팽이관 지지세포에서 우성 열성으로 작용하여 난청을 유도하는데, 부모 중 한쪽으로부터만 물려받아도 난청을 앓게 된다.

이러한 병리학적 현상은 TMEM43 돌연변이 유전자를 주입한 생쥐 모델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나이가 들면서 달팽이관 지지세포가 커지는 정상 쥐와 달리 돌연변이 쥐에서는 커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지지세포에 위치한 TMEM43 돌연변이가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또 달팽이관 지지세포에 존재하는 TMEM43 단백질이 간극연접(Gap junction, 세포와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이루어진 연결구조)의 기능을 조절하여 달팽이관 내 항상성(homeostasis)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TMEM43 단백질의 이상이 달팽이관 내 세포들 간의 이온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극연접 기능의 이상을 가져와 청각신경병증을 야기함을 규명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세 명의 환자에게 진행한 결과, 수술 후 음성 분별 능력이 성공적으로 회복돼 해당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소리이비인후과 의료진이 인공와우술(와우이식술)을 시행하고 있다.
인공와우이식술 장면. 

연구 교신저자인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전에 보고된 바가 없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병리학적 기전을 밝혀 난청 진단 및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그간 조기 인공와우 수술을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성인 청각신경병증 환자들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밀의료의 좋은 예시”라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기초과학연구원 이창준 단장은 “환자를 돌보는 임상 의사와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특히 한국의 과학자들이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며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한 의미 있는 연구”라며, “학문적으로는 그 동안 다소 연구가 부족했던 달팽이관 내 말초신경계 교세포의 역할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들은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IF=9.412)’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