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녹내장을 진단하는 지표인 '안압'을 소프트 콘택트렌즈 형태로 측정하고, 측정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시력교정에 쓰이는 일반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안압 센서와 무선 통신 회로를 결합해 보다 간편하게 안압의 미세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박장웅 교수, 경북대학교병원 안과 김홍균, 김대우 교수 연구팀은 미세한 안압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고감도 안압 센서와 무선 통신 회로를 소프트 콘택트렌즈 내에 제작해 스마트폰과 무선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녹내장의 예방과 진단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안압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면 상태에서도 변하는 안압의 특성상 병원을 내원한 당시의 안압 측정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 그간 신축성 있고 투명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이용한 실시간 안압 모니터링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돼왔지만, 무선통신 회로를 함께 탑재하지 못하는 등의 아쉬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스마트 콘택트렌즈로 측정된 안압 수치를 스마트폰으로 무선 송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탑재한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일상생활에서 안압을 자동으로 연속 모니터링하고, 측정값은 무선으로 스마트폰 앱에 기록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고감도 안압 센서는 300nm 두께의 신축성 있는 초박형 실리콘으로 제작됐다. 신축성 전극을 이용해 무선통신 회로와 연결이 가능했고, 감전 위험을 없애기 위해 소프트 콘택트렌즈 물질로 전자 부품들을 완전히 포장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10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제작된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착용 시 성능과 안정성을 살펴본 결과, 작동과정에서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눈에 이물감 및 각막 상처가 없음을 측정했다"며 "다만 제품화를 위해서는 10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 시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온라인판에 지난 3일 게재됐으며,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왼쪽) 제작된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사진
(오른쪽) 제작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사람이 착용한 상태에서의 구동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