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아이들의 고통 국민권익위 면담도 소용 없었다"
"혈우병 아이들의 고통 국민권익위 면담도 소용 없었다"
"29일 열린 심평원 참여 면담에서 아무런 답변 듣지 못해"

아이 엄마 "기다려달라는 말 만 되풀이, 너무 절망적"
  • 박민주
  • admin@hkn24.com
  • 승인 2021.05.0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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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에 고통받고 있는 아이의 몸은 성한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혈우병은 아주 작은 상처에도 3일동안 피가 날만큼 지혈이 더딘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보행기를 태우면 가슴에 멍울이 지고, 기어 다닐 땐 얼굴과 무릎에 피멍울이, 서기 시작하면 엉덩이와 고환이, 걷기 시작하면 정강이와 팔꿈치 등 하얀 피부가 검어질 만큼 멍위에 멍이 쌓인다. 엄마는 이런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타 들어간다.  
혈우병에 고통받고 있는 아이의 몸은 성한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혈우병은 아주 작은 상처에도 3일동안 피가 날만큼 지혈이 더딘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보행기를 태우면 가슴에 멍울이 지고, 기어 다닐 땐 얼굴과 무릎에 피멍울이, 서기 시작하면 엉덩이와 고환이, 걷기 시작하면 정강이와 팔꿈치 등의 하얀 피부가 검어질 만큼 멍위에 멍이 쌓인다. 엄마는 이런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타 들어간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헴리브라' 급여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열린 환자-국민권익위원회-건강보험심사평가원 3자 면담에서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 혈우병 아이를 둔 엄마의 절규 ... "좋은 약이 있는데, 왜 우리 아이가"]

'헴리브라'(에메시주맙, 유전자재조합)는 혈액 응고 제8인자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A형 혈우병의 일상적 예방 요법제로, 억제인자 유무와 관계없이 투여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혈우병 치료제 중 최초로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주 2~3회 정맥투여를 해야 하는 기존 혈우병 치료제와 달리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주 1회부터 최대 4주 1회까지 피하 투여가 가능하다. 

A형 혈우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임모군(3세)은 생후 7개월에 질병 진단을 받고 '헴리브라'의 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해 약을 투여받고 있었지만, 급여 기준이 신설된 이후 '헴리브라'를 맞지 못하게 됐다. 면역관용 요법(ITI)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급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헴리브라'의 만 1세 이상 만 12세 미만 환자 급여 적용 조건을 보면, ITI에 실패했거나 성공 후 항체가 재출현한 경우 또는 ITI 대상자 기준에 부합하지만 시도할 수 없음이 투여소견서 등을 통해 입증되는 경우에만 급여를 받을 수 있다. ITI란 혈우병 항체 환자에게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혈액응고 인자를 주입, 면역관용을 유도하고 항체를 제거하는 혈우병 치료 방법을 말한다.

임 군은 혈관 확보가 무척 어려워 ITI 시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담당의는 임 군에게 ITI를 시도하기 어렵다는 소견서를 심사평가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임군의 엄마 배모씨에 따르면, 심사평가원 측은 혈관 문제로 ITI를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는 급여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임 군의 급여 지급을 반려했다. 

'헴리브라'의 급여 기준에 따라 처방이 중단되자 임 군을 비롯한 A형 혈우병 환아들의 증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환아의 가족들은 '헴리브라'의 급여 기준을 개선하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등록하고 사태 알리기에 나섰다. 해당 청원은 현재 2만 8000여 명의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이같은 상황에서 열린 '헴리브라'의 급여 기준과 관련된 면담에는 배씨 및 A형 혈우병을 앓고 있는 성인 환자 등 환자 측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 등이 참여했다. 

임군의 엄마 배씨에 따르면, 이날 면담에 참여한 심평원 측은 "전문의 논의를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에 따라 임군의 상황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배 씨는 이날 면담에서 '헴리브라'의 급여 기준을 완화하기 위해 해외 사례와 해외의 '헴리브라' 처방 기준 등을 제시했다. 또한 지난 2년간 '헴리브라'의 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아들 모두 부작용 및 출혈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는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배 씨의 이러한 주장에도 이날 면담에서 심사평가원 측은 "실무진이 아니기 때문에 결정권이 없다"며 "전문의 논의를 기다려달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현재 '헴리브라'의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임군과 같은 환아들은 출혈이 있는 상황에서만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설령 출혈이 있다고 해도 피하주사제인 '헴리브라'를 처방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출혈이 생기면 응급실에 방문해 기존의 정맥 주사제를 투여받는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잦은 정맥주사 투약으로 혈관조차 찾기 힘든 임군과 같은 환아들은 주사제 투여시간만 되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헴리브라'는 피하주사제인데가 예방제여서 이같은 고통이 크게 줄어든다. 

배씨는 "결정권자가 아니라면 왜 면담에 나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전문의 논의가 언제쯤 진행되는지, 논의 결과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등에 대해 어떤 답변도 듣지 못한 상황"이라며 부모로서 억장이 무너지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면담을 통해 상황이 조금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너무 절망적"이라며 "같은 답이 돌아와서 너무 지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씨를 비롯한 혈우병 A형 환아의 가족들은 서명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며, 3일에는 심사평가원 본원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혈우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아의 상처.  

혈우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 아이의 모습. 
혈우병에 고통받고 있는 임모군의 사진.
혈우병에 고통받고 있는 임모군의 사진.
혈우병에 고통받고 있는 임모군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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