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정신과 제약산업-②] 신약 개발과 미래 가치 확대, 그리고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선진화
[유일한 정신과 제약산업-②] 신약 개발과 미래 가치 확대, 그리고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선진화
오픈이노베이션 통해 탄생한 렉라자, 연매출 1조 블록버스터 기대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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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1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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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알려진 것처럼 유일한 박사는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이며, 동시에 기업인 이었다. 일제치하이던 1926년, 그가 세운 유한양행은 세계 유일의 주인없는 기업이다. 그는 평생을 애국과 애족, 그리고 나눔이라는 선도적 삶을 실천에 옮긴 국보급 스승이었다. 오늘날 유한양행이 토종제약사 1위 자리에 우뚝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 바탕엔 '유일한 정신'이 자리한다. 9세의 나이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독립운동에 투신했고, 귀국 이후에는 교육과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통해 한민족의 자긍심을 고취시켰던 '유일한 정신'을 통해 한국제약산업의 가치와 역할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상훈] 지난 2018년, 타석에 선 유한양행이 커다란 홈런을 쏘아 올렸다.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와 1조4000억원 규모의 폐암 신약 기술 이전 계약을 맺은 것이다.

그리고 2021년, 다시 타석에 선 유한양행은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자체 개발한 혁신 신약 ‘렉라자’(국산 신약 31호)가 식약처 승인을 받으며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이달 8일에는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까지 통과했다. 신약개발부터 급여등재 심의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그만큼 혁신 신약에 대한 갈증이 깊다는 얘기다. 

국산 신약 31호 렉라자에 거는 기대

2021년 1월 18일, 오랜 공백 끝에 새로운 국산 신약이 등장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렉라자’정(성분명 레이저티닙 메실산염)이다. 3년 전 얀센바이오테크에 기술 이전 계약을 맺어 주목받은 그 치료제다.

2018년 HK이노엔의 케이캡정이 국산 신약 30호로 허가 받은 후 3년만이며 유한양행 입장에선 2005년 위십이지장궤양치료제 ‘레바넥스’정(성분명 레바프라잔염산염, 국산신약 9호)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비소세포암은 ‘암세포가 작지 않다’는 의미로 약 3만명에 달하는 전체 폐암 환자 중 80~85%가 해당한다.

이들 환자의 30~40%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인 T790M에 돌연변이가 생긴다. 이런 환자들은 1~2세대 표적치료제를 투약해도 절반 넘게 약에 내성이 생겨 상태가 악화되고 만다.

렉라자는 이같은 환자들을 위한 3세대 표적치료제다.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T790M 돌연변이 환자 등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받았다. 특히 뇌로 전이된 폐암 환자에서도 우수한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개발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권위있는 ‘란셋 온콜로지’에 게재되며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일사천리 급여 행보, 상반기 내 출시 가능

급여 행보도 거칠 게 없었다. 품목허가 받은 지 81일 만에 심평원 약평위에서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이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만을 남겨놓고 있다. 약가협상은 60일 내외로 진행되기에 공단과 회사가 순조롭게 약가에 합의를 한다면, 상반기 내 급여 출시도 가능할 전망이다.

렉라자의 급여등재 절차가 이렇게 빠른데는 '허가-보험약가평가 연계제도'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토된 신약일 경우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하면서 동시에 심평원에 급여평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14년부터 시행 중이다. 현재는 신약뿐 아니라 희귀의약품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유한양행은 국내에서 진행한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3상 임상시험은 시판 후 수행하는 조건을 걸었다. 식약처는 안전성 및 효과성을 인정했고 이에 따라 심평원 역시 급여 검토에 들어갔다. 그 결과 2월 24일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이어 4월 8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돼 통과된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꽃을 피우다 

개발 과정 또한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다. 지금까진 제약사들이 알아서 신약 후보물질을 찾은 뒤 직접 개발했었다. 

유한양행은 이 같은 방식이 아닌 오픈 이노베이션을 택했다. 먼저 2015년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신약 후보 물질인 레이저티닙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레이저티닙을 도입한 유한양행은 바로 국내 연구진과 임상 1/2상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효능과 내약성을 입증한 뒤 2018년 얀센바이오테크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모습을 갖춰 나갔다. 

일반적으로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15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성공 확률 또한 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그 기간과 비용을 단축했으며 상공 가능성 또한 크게 높였다. 

아직 조심스럽지만 국내 1호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연매출 1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다 렉라자와 환자 타깃이 같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연매출이 이미 1조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지금까지의 국산 신약이 우수한 개량신약 수준이었다면 렉라자는 기술을 이전 받아 재 수출하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면서 “앞으로 기술수출 방향성과 국산 신약이 나아갈 새로운 지표가 될 것”이라고 기다했다.

다양한 미래 먹거리 모색 

유한양행은 신규사업 추진과 기존 사업강화 등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R&D 투자 및 파이프라인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2018년 R&D 투자규모는 1105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7% 정도였으나 2019년에는 1389억원(매출액 대비 9.5%), 2020년에는 2000억원(매출액 대비 약 14%)을 넘어섰다.

그 결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도 혁신신약이 30개, 개량신약이 23개에 달한다. 혁신신약 연구에서는 종양, 대사, CNS 등 ‘3대 전략 질환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파이프라인의 상당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확보했다. 

건강기능식품도 이 회사가 창출하고자 하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18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출시했으며 2019년 10월부터는 ‘유한건강생활’로 분리해 운영 중이다. 유한건강생활은 건강기능식품사업과 분유사업, 뷰티사업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치과영역 사업확장을 위해 신설한 덴탈사업부는 글로벌 임플란트 1위 기업 스트라우만사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으며 임플란트 및 치과용 디지털장비 등을 망라한 토탈 덴탈케어사업으로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밖에 의료기기사업 등 다양한 신규사업의 추진과 함께 R&D 및 기존 사업 강화를 통해 토탈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선진화

유한양행이 매력적인 것은 뭐니뭐니 해도 ‘유일한 정신’을 바탕에 둔 투명경영이다. 올해 유한양행의 큰 변화 중 하나는 경영진과 이사회의 분리다. 그동안 관례상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왔으나 올해는 기타비상무이사가 신설되면서 의장직을 분리했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이정희 전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신임 조욱제 대표와 호흡을 맞춘다.

이 같은 변화는 경영 등 지배구조 개편이 업계의 화두이기 때문이다. 신약개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이정희 전임 대표와 조욱제 신임 대표가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속가능경영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ISO14001 재인증 및 녹색기업 재지정을 통해 건실한 환경경영체계를 구축했고, 확고한 준법경영시스템으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힘쓰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전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제약부문 18년 연속 1위 및 올스타 4위에 선정되는 관록을 자랑한다. 국내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매경·지속가능발전소 ESG 평가에서는 통합 1위로 뽑히는 등 대외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철저한 미래예측과 사전 준비를 통해 급격한 환경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며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강화는 물론,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준법·윤리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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