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악성 뇌종양 특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뇌종양 암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나노-약물전달기술이 새롭게 개발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리학·독성학·제약 분야 최고 권위 국제저널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 8.712)' 1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면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외과 정규하 교수 연구팀(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정규하·강보람 교수, 중국 중산대학병원 페이 어 쏘·샤오딩 쑤 교수)은 신생혈관조직과 암조직에서만 발현되는 암 특이적 단백질인 '섬유결합소 엑스트라 도메인 B(Extra-domain B of Fibronectin, EDB-FN)'의 악성 뇌종양에서의 약물 표적 유용성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뇌종양을 포함한 주요 암 17종 환자 약 2만 3000여 명의 유전자 빅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두경부암에 이어 뇌종양에서 '섬유결합소 엑스트라 도메인 B' 단백질이 두 번째로 많이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98% 이상의 뇌종양 환자 조직에서 해당 단백질이 유의하게 발현됐으며, 단백질이 높게 발현되는 환자 그룹이 낮게 발현되는 환자 그룹보다 암 진행의 위험도가 5.5배 높았다. 연구팀은 단백질에 대해 멀티오믹스(Multi-Omics)적 분석을 시행하고, 뇌종양 특이 바이오마커로의 활용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를 바탕으로 나노미터 크기 입자의 물성과 기능을 조절해 악성 뇌종양의 '섬유결합소 엑스트라 도메인 B'를 표적하는 나노-약물전달기술과, 이를 이용한 항암-나노약물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개발한 물질이 뇌종양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해 항암 치료 효과를 향상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난치성 질환인 악성 뇌종양의 바이오마커 표적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악성 뇌종양의 완치에 많은 제한 요소가 있는 상황인데, 이번에 개발된 나노-약물전달기술은 새로운 악성 뇌종양 표적 약물전달 플랫폼으로써 임상적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참고로 악성 뇌종양은 약물 저항성과 재발율이 높아 5년 생존율이 5~36%에 불과한 대표적 난치성 질환 중 하나다.
한편, 해당 나노-약물전달기술은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과 KAIST의 우수특허기술로 선정돼 현재 국내 및 PCT국제 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한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중국 중산대학,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KAIST 연구진의 협력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