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야간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짧게나마 쪽잠을 자두는 경찰관이 그렇지 않은 경찰관보다 근무 중 주의력이 더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 연구팀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278명을 대상으로 수면 및 인지 기능에 대해 조사하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경찰관 중 221명은 주간-야간-비번-휴무의 4조 2교대 형태로 교대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낮에만 근무하는 경찰관에 비해 하루 수면시간이 평균 47분정도 짧았고 불면증 수준도 약 1.29배 더 심각했다.
교대근무로 유발된 수면 부족은 주의력 및 기억력 손상과 같은 인지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수연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쪽잠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야간근무 전 쪽잠을 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의 인지 기능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쪽잠을 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더 높은 초점 주의력과 선택적 주의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점 주의력은 여러 자극 중 필요한 자극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을 말하며, 선택적 주의력은 방해 자극에 의해 쉽게 주의분산이 되지 않는 능력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야간근무 전 쪽잠을 잔 집단은 주의 지속력 및 주의 전환능력 검사인 '선 추적 검사(TMT A&B)'에서 약 1.04배 우수했으며, 상황에 따라 인지능력을 전환하고 불필요한 반응을 억제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색채-단어 스트룹 검사(Stroop Test)'에서는 약 2.27배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해당 결과에 대해 "쪽잠이 야간근무 시간에 각성을 유지하도록 도와, 불시의 출동에 대비하여야 하는 경찰관들의 업무 수행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서수연 교수는 "경찰관들의 수면 문제를 방치하면 주의력 유지에도 악영향을 끼쳐 업무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경찰관들의 업무 능력 저하는 시민들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본 연구 결과가 추후 교대근무 경찰관들의 수면 개선을 위한 치료적 개입 및 관련 제도 구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수면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Journal of Sleep Medicine'에 지난해 12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