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강조한 ESG 경영 … 제약업계 수준은?
대통령도 강조한 ESG 경영 … 제약업계 수준은?
지난해 평가 최고 등급은 'A+' … 제약업계 최고 등급은 'A'

한미약품·일동제약 등 2곳만 A등급 획득 … B+등급 13곳

대부분 B·C등급에 몰려 … 젬벡스, 유일한 꼴찌 'D등급'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4.0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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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ESG라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정부는 올해를 '모두를 위한 기업 정신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도록 힘껏 돕겠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 중 일부다. 재계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대통령이 ESG를 거론했다는 것은 그만큼 ESG 경영이 최근 재계의 트렌드이자 화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ESG 경영은 기업이 매출, 영업이익 등 단순히 이익을 내는 재무적 성과 중심에서 나아가 사회적 가치와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외 산업계 전반에서 핵심 경영이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ESG 평가 등급이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새로운 투자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은 ESG 등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영국(2000년)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했다. UN은 2006년 출범한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을 통해 ESG 이슈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을 비롯한 많은 금융기관이 ESG 등급 부실기업에 투자를 줄이거나 중지하고 등급이 높은 기업에 투자와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시행 또는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2030년부터는 이를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재계 전반에 'ESG 시대가 도래했다'는 관측이 커지면서 제약업계도 이 같은 시류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각 제약사는 자사의 그동안 ESG 추진 성과를 홍보하며 사회적 기업 이미지 구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제약사들의 ESG 평가 등급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기업별 ESG 평가 등급을 살펴보면, 국내 제약사(계열사별 별도 등급 평가)가 받은 가장 높은 평가 등급은 A등급이었다. 대부분 제약사는 B등급과 C등급 수준에 머물렀다.

KCGS의 ESG 평가등급은 가장 낮은 D등급부터 C, B, B+, A, A+, 가장 높은 S등급까지 모두 7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총 963개 기업이 평가를 받았는데, S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었고, A+등급을 받은 기업은 16곳이었다. 이 중 국내 제약사는 전무했다.

A등급을 받은 기업은 93곳이었다. 국내 제약사 중에는 일동제약과 한미약품 등 단 두 곳만이 포함됐다. 제약업계에서는 가장 높은 등급이지만, 전체 평가 대상 기업으로 보면 2순위에 해당한다.

B+등급은 이보다 많은 147개 기업이 받았다. 이 중 국내 제약사는 JW생명과학, JW홀딩스, GC녹십자, SK케미칼, 대웅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일동홀딩스, 한국콜마, 한독 등 13곳이었다.

B등급(319곳)과 C등급(306곳)은 기업들이 가장 많이 받은 평가 등급이다. 제약사들도 대부분 B등급과 C등급에 몰렸다.

B등급을 받은 제약사는 JW중외제약, LG화학, SK바이오랜드(현재 상호 : 현대바이오랜드), 경보제약, 광동제약, 녹십자홀딩스, 대원제약, 대화제약, 동화약품, 메디포스트, 삼일제약, 삼진제약, 세원셀론텍, 셀트리온헬스케어, 신풍제약, 에스티팜, 영진약품, 유나이티드제약, 유유제약, 인트론바이오, 일양약품, 제넥신, 제일파마홀딩스, 종근당, 파미셀, 하나제약, 한국콜마홀딩스, 한미사이언스, 한올바이오파마, 헬릭스미스, 현대약품, 환인제약, 휴온스, 휴온스글로벌 등 34곳이다.

C등급을 받은 제약사는 CMG제약, 강스템바이오텍, 국제약품, 네이처셀, 녹십자랩셀, 녹십자셀, 대웅, 동국제약, 동성제약, 레고켐바이오, 메디톡스, 메지온, 명문제약, 보령제약, 부광약품, 삼성제약, 삼천당제약, 서흥, 셀트리온제약, 신라젠, 안트로젠,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에이프로젠 KIC, 에이프로젠제약, 엔지켐생명과학, 오스코텍, 우리들제약, 이연제약, 일성신약, 제일약품, 종근당바이오, 종근당홀딩스, 지트리비앤티, 진원생명과학, 차바이오텍, 코미팜, 코오롱생명과학, 파멥신 등 39곳이었다.

가장 낮은 D등급을 받은 제약사는 젬백스 단 한 곳이었다.

이번 평가 등급을 살펴보면, 상위사 중에도 B등급 이하를 받은 제약사가 적지 않다. 아직 제약업계에 ESG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제약사들은 ESG에 집중하기에는 현재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설명한다. ESG의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코로나19로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ESG에 투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ESG 평가를 제대로 받으려면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ESG위원회나 ESG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별도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교육도 필요하다"며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의 의지도 필요한데, 코로나19로 실적이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재무적 성과보다 ESG 경영을 앞세우려는 경영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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