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 쇼크 응급처치 자가 주사제 동났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응급처치 자가 주사제 동났다
비엘엔에이치 '젝스트' 공급부족 보고

"백신 이상반응 처치 목적 수요 급증"

이달 11일 기준 재고 물량 117개 불과

4월 중순 공급 재개 … 예상 물량 3500여개

"희귀의약품센터 등 투트랙 공급 고려해야"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3.29 0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오는 2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지난달 2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중증 급성 알러지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 응급처치에 사용하는 긴급 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 제제 '젝스트프리필드펜주'(에피네프린타르타르산염)의 국내 공급 물량이 바닥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투약이 시작된 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수요가 급작스레 증가한 탓이다.

회사 측이 내달 중순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젝스트프리필드펜주'의 수요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엘엔에이치는 이달 중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젝스트프리필드펜주' 300㎍에 대한 공급부족을 보고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 출하량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백신 투약 후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젝스트프리필드펜주'를 처방받는 국민이 크게 늘면서 물량 부족 사태가 생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젝스트프리필드펜주' 300㎍
'젝스트프리필드펜주' 300㎍

'젝스트프리필드펜주'는 덴마크 제약사 ALK의 아나필락시스 쇼크 치료제로, 에피네프린을 자가 주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성인은 300㎍, 소아는 150㎍ 용량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소아라도 체중이 30㎏ 이상이면 300㎍ 용량 제품을 써야 한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2007년부터 미국 제약사 밀란의 '에피펜'(에피네프린)을 수입·공급해왔으나, 해외 제조사의 생산 차질로 인해 안정적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젝스트프리필드펜주'를 긴급 도입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대신해 비엘엔에이치가 '젝스트프리필드펜주'의 국내 공급을 맡고 있다. 국내에서 자가 주사가 가능한 에피네프린 성분 제제는 '젝스트프리필드펜주'가 유일하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알레르기 반응 중 가장 중증의 급성 과민반응이다. 두드러기, 입술이나 눈덩이가 붓는 혈관부종, 복통, 호흡곤란, 기침, 어지러움, 혈압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음식, 약물, 벌에 쏘일 경우 해당 원인물질에 대한 항원-항체의 면역반응으로 인해 나타나는데, 드물지만 백신 투약 후에도 아나필락시스 쇼크 증상이 발생한다. 

이달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한 국내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누적 1만309건. 이 중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는 101건(아스트라제네카 89건, 화이자 12건)으로, 아나필락시스 양성 반응이 95건,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6건이다. 이상반응 의심 신고 중 약 1%는 아나필락시스 관련 신고였던 셈이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투약 후 아나필락시스 의심 및 중증 사례로 신고된 이상반응 10건 중 2건에 대해 인과성을 인정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백신과 접종 후 이상 반응의 인과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의들은 기존에 알레르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코로나19 백신 투약 후 발생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에 대비해 '젝스트프리필드주'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우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투약과 관련해 "아나필락시스는 3분의 1 정도가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데, 특히 성인의 경우 약물이 가장 많은 원인"이라며 "이전에 특정 약물에 의해 두드러기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있었던 경우 백신을 포함한 다른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약제를 투여할 때는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식물과 같이 절대적 회피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젝스트프리필드펜주)을 처방받아 이를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필요하다"며 "혈압 감소나 후두 부종, 호흡곤란 등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발생되면 이를 자가 주사한 뒤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 투약에 따른 아나필락시스 우려가 커지면서 '젝스트프리필드주'의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회사 측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달 11일 기준, '젝스트프리필드주' 300㎍의 국내 재고 물량은 117개에 불과했다. 해당 제품의 월평균 유통량이 500여개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재고가 동났을 가능성이 크다.

회사 측은 이르면 4월 중순부터 제품을 다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급 예정 물량은 3500개 정도로 알려졌다. 기존 수요대로라면 약 7개월 동안 공급 가능한 물량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봄철에는 알레르기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공급 가능 기간은 이보다 훨씬 짧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나필락시스는 긴급을 요하는 증상이어서 알레르기가 심한 환자들에게는 발현 시 바로 투약 가능한 자가 주사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앞으로도 '젝스트프리필드주'의 국내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와 비엘엔에이치가 투트랙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