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레그단비맙, CT-P59)의 글로벌 진출 시도가 이번 주 첫 번째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이 치료제와 관련해 과학적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 예정인 회의에 '렉키로나주'를 안건으로 올렸다. '렉키로나주'의 정식 허가 전 사용에 대한 과학적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렉키로나주'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이자 국산 신약 32호다. 앞서 EMA는 보조적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고위험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렉키로나주'의 허가 전 사용과 관련해 CHMP에 자문을 요청한 바 있다.
'렉키로나주' 도입이 시급한 유럽 개별 국가 방역 당국이 EMA 품목허가가 나기 전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Compassionate Use Program) 등을 통해 도입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일종의 긴급 사용 승인 절차에 해당한다.
업계는 이번 회의에서 '렉키로나주'의 사용 권고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CHMP가 논의 범위를 '의견 제시'(opnion)로만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CHMP에 안건으로 올라온 약물이더라도 보완 자료가 필요한 경우 추가 논의를 진행하거나 별도의 심리를 통해 회사 측의 의견을 청취한 뒤 차후에 다시 안건을 상정해 '의견 제시'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 '렉키로나주'보다 앞서 CHMP 안건으로 등재됐던 릴리의 '밤라니비맙' 및 '에테세비맙' 병용요법이나 리제네론의 '카시리비맙' 및 '임데비맙' 병용요법 등 다른 코로나19 치료 요법은 이러한 추가 절차를 거친 뒤 사용 권고 의견을 받았다.
그러나, '렉키로나주'는 부가 조건 없이 논의 범위가 '의견 제시'(opnion)로 정해졌다. CHMP 측은 셀트리온이 제출한 안전성·유효성 자료가 과학적 의견을 제시하는 데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판단이 실제 사용 권고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CHMP 자문은 셀트리온이 해외에서 처음으로 '렉키로나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받는 자리다. 첫 글로벌 성적표인 만큼 차후 '렉키로나주'가 세계 각국에 진출하는 데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어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평가다.
다만, EMA가 허가 전 사용과는 별개로 유럽 내 품목허가를 위한 '롤링 리뷰'(Rolling Review, 순차 심사)를 진행 중이어서, 이번 CHMP 자문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편 셀트리온은 '롤링 리뷰'를 통한 글로벌 신속 승인 절차 완료 후 '렉키로나주'의 즉각적이고 원활한 공급을 위해 이미 10만명 분의 생산을 완료한 상태다. 수요에 따라 연간 150만~300만명 분을 추가 생산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이와 함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변이 대응 플랫폼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영국 및 남아공 변이에 중화 능력을 보인 32번 후보항체와 '렉키로나주'를 조합한 칵테일 치료제 개발에도 착수했다.
또한 전 세계 10여개국 약 1200명의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