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정신 가지고 있다면 이익만 추구할 수 없어”
“세브란스정신 가지고 있다면 이익만 추구할 수 없어”
세브란스병원 노조 한영수 수석부위원장 “병원은 환자 생명 다루는 곳”

"성과지표 없는 성과연봉제 하루 빨리 폐지해야"
  • 박민주
  • admin@hkn24.com
  • 승인 2021.03.23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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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한영수 수석부위원장.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한영수 수석부위원장.

[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세브란스병원의 역사는 1885년 갑신정변 이후 제중원이 설립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때의 정신을 아직 가지고 있다면, 지금과 같이 이익만 추구하는 모습으로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 한영수 수석위원장은 지난해 확장 오픈한 용인세브란스병원의 성과연봉제 시행과 관련, 22일 헬스코리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영수 수석부위원장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지난달 28일부로 노사TFT가 만료되어 투쟁중이다. 성과연봉제 폐지를 위해 단계별 투쟁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아직까지 성과연봉제에 대한 기존 조합원의 이해가 낮고 일부는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성과연봉제가 용인에서 시작됐지만, 다음에는 우리가 될 지도 모른다. 공감대 형성을 통해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연봉제의 필요성에 대한 의료원측의 주장과 관련, "의료원은 성과연봉제에 대해 '직원의 능력에 따라 임금을 더 주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존에 도입되고 있는 호봉제에서는 그런 방식의 임금 지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건데, 성과지표가 없다는 것이 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은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매출이나 성과를 중요시해선 안된다. 환자들을 상대로 성과를 따지다보면 과잉 진료, 불필요한 검사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비용절감을 위해 소모품을 적게 쓰면서 의료사고의 우려도 있다. 의료질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건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한 수석부위원장은 "의료원측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결국 비용절감과 크게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비용절감을 인건비 절감을 통해 시행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성과연봉제 폐지 투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한영수 수석부위원장.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한영수 수석부위원장.

한영수 수석부위원장은 "대의원을 상대로 성과연봉제의 문제점과 폐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중이다. 직원식당에 포스트잇 붙이기 운동으로 성과연봉제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의료원측과는 공문으로만 소통하고 있는 상황인데, 노조측은 성과연봉제 폐지가 아니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용인세브란스 직원식당 앞 포스트잇
용인세브란스 직원식당 앞 포스트잇

한편 세브란스는 지난해 3월 개원한 용인세브란스 신규 직원에게만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28일 노사가 합의한 TFT는 종료됐지만 그 어떤 결과도 도출하지 못해 노조측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부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연세의료원 전체 근로자는 약 1만 3000여명이며 교원과 파견직을 제외하면 8000명 정도가 정규직이다. 용인세브란스에서 근무중인 근로자는 약 800명으로, 이중 성과연봉제에 해당하는 신규직원은 약 700명이다.

의료원측은 현재 산하에 있는 여러 병원 중 유독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규 직원에 대해서만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용인세브란스병원 근로자들은 동일업무, 동일부서에 근무하면서도 신규채용직원이냐 기존 직원이냐에 따라 서로 다른 급여를 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동일부서‧동일직종에 5개 이상의 임금체계가 존재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심각한 임금차별을 겪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특히 병원측은 성과지표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 2019년~2021년 입사자의 경우 3년 동안 임금 인상 없이 동일한 급여를 받고 있다는 것. 이는 사실상 임금 삭감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노조측의 지적이다.

 

시행 중인 성과연봉제는 임금의 구성내역이나 지급비율도 기존 직원의 급여체계와 완전히 다르다. 이와관련 의료원 측은 지역적 특성, 현장 여건, 개원 초기 적자 예상 등을 고려해 급여체계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는데, 결국 다른 급여체계의 목적이 비용절감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노조측은 "세브란스가 성과연봉제를 용인에서만 별도 시행하면서 불필요한 행정비용이 지출되고 조직문화가 훼손되는 등의 문제점을 의료원 역시 이미 파악하고 있다"며 "의료원이 2020년 임금협약에서 용인세브란스병원 임금체계와 관련한 노사TFT에 합의한 것도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그러나 의료원 측은 TFT에서 자료 제출조차 불성실했으며, 결국 어떠한 개선안도 제출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며 TFT 종료시일인 지난 2월 28일을 기점으로 성과연봉제 폐지 투쟁을 본격화 하고 있다.

 

노동조합측이 신촌암병원 7층 외부에 설치한 피켓
노동조합측이 신촌암병원 7층 외부에 설치한 성과연봉제 폐지 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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