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감염성 병원체를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5분 만에 시료 속 단일사본의 표적 DNA를 증폭, 판독해 병원성 대장균 검출이 가능하다.
공기 매개 병원체나 식인성 병원균과 같은 감염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병원체 검출이 우선이다. 외부 침입 병원체의 존재를 알아내기 위해 시료에 포함된 핵산(유전자가 담겨있는 생체고분자) 증폭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장비 소형화와 다중검출 등의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유전자 증폭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증폭된 유전자에 의한 미세한 전기적 신호변화를 포착, 5분 만에 시료 내 병원성 대장균 단일사본(1 copy)의 증폭을 검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재단법인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단장 신용범) 연구팀은 병원체의 핵산증폭반응 실시간 모니터링에 기반한 고감도 병원체 검출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병원체 진단용으로 상용화된 유전자증폭장비의 경우 형광검출장비 소형화의 한계로 현장진단에 어려움이 있었다. 형광 표지물질들의 파장중첩 때문에 하나의 시료에서 여러 성분을 동시에 검출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별도의 표지 없이 전하를 띠는 핵산이 증폭되면서 나타나는 전기적 신호 변화를 포착하는 임피던스 센서를 이용하려는 시도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증폭 반응용액 내 전하를 띠는 다양한 물질들로 인한 전기분극을 최소화해 센서의 감도를 높이고, 증폭된 외부 유전자에 의한 신호변화를 제대로 포착해야 하는 것이 과제였다.
이에 연구팀은 나노갭 센서를 사용해 전기적 임피던스 센서의 감도를 크게 개선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노갭 센서는 전극 분극을 감소시켜 전압강하(electric potential drop)에 의한 신호손실을 효과적으로 줄임으로써 시료 내의 미세한 전기적 신호 변화를 측정하는 감도를 50% 가량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만들어진 나노갭 임피던스 센서를 기반으로 등온 유전자증폭으로 병원성 대장균 O157:H7의 표적 DNA 단일 사본의 증폭을 5분 만에 검출해냈다. 또한 이 대장균의 단일 세포가 존재하는 시료까지 검출해냈다.
기존 상용화된 유전자증폭시약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복잡한 온도조절이나 형광포착을 위한 장비 없이 등온(섭씨 39도)에서 신호변화를 읽어낸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병원체의 현장검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장비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용화를 위해 감도 안정화를 위한 최적 측정조건을 도출하고 현장진단을 위한 소형화 모듈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지난 1월 29일 소개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