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3년 전 국내 최초로 초소형 무선 심박동기를 심장에 삽입한 환자가 최근 진행한 추적 관찰 결과 심장 건강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브란스병원 부정맥센터(정보영, 김태훈, 유희태 교수)는 2018년 초 서정백 부정맥 진단을 받은 79세 여성 김모씨에게 국내 최초로 무선 심방동기 삽입술을 시행했다. 김씨의 경우 분당 심장박동이 35~40회였으며, 눕기 전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운동시 숨이 차는 등 증상이 심각해 국내 최초로 미국 메드트로닉사의 무선 심박동기(leadless pacemaker) '마이크라'를 시술받았다.
센터에 따르면, 시술 후 3년이 지난 최근 추적 관찰 결과 김씨의 맥박은 정상이며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없었다. 마이크라 또한 잘 작동하고 있었다. 이에 부정맥센터는 지난달 22일 54세와 71세 서맥성 부정맥 여성 환자 2명에도 마이크라 삽입술을 시행했다. 환자의 대퇴부 정맥을 통해 기기를 심장에 삽입한 뒤,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서맥성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1분에 60회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수초 이상 정지해 어지러움과 실신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시적 부정맥의 경우 약물 치료가 가능하지만 노화에 따른 서맥성 부정맥은 인공심박동기가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인공심박동기는 심방과 심실 사이에 전기를 전달해 정상 심장박동을 유지하게 돕는다. 그동안 인공심박동기는 가슴으로 장치를 삽입하고 정맥을 통해 전극을 체내로 넣어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크기가 커 가슴 피부를 절개해야하는 부담이 있었고, 감염이나 전극 삽입 시 압전이나 천공 등이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무선 심박동기가 개발됐다. 세브란스병원 부정맥센터가 2018년 국내 최초로 사용한 무선 심박동기 '마이크라'는 크기가 지름 0.67cm, 길이 2.5cm로 기존 인공심박동기에 비해 크기가 6분의 1 정도다. 피부 절개 없이 대퇴 정맥을 통해 심장 안에 삽입, 흉터가 남지 않고 시술 후 환자의 회복 속도 역시 빠르다. 배터리 수명은 평균 12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측에 따르면, 마이크라의 해외 임상 연구 결과 삽입 성공률은 99%로 높았고 시술 후 1년 동안 주요 합병증 발생율은 2.7%로 기존 인공심박동기보다 63%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률(0.06%)이나 시술 관련 감염률(0.17%)도 낮았다.
정보영 심장내과 교수는 "2018년 무선 심박동기를 삽입한 환자가 별다른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하며 장치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기존 인공심박동기에 비해 안전성과 효용성 면에서 검증이 된 만큼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