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허리디스크 환자가 초기 척추주사요법으로 증상호전을 보이는 경우, 굳이 반복 주사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통증 조절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보람, 이영준, 이준우 교수 연구팀은 2017년 한 해동안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에서 척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주사요법을 받은 환자중에서 스테로이드 치료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한 141명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 중 절반 이상은 1년간 주사 1회만으로도 통증 조절이 가능했으며 첫 주사 후 3주 이내 추가적인 주사요법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의 약 12%에 불과했다.
1년 이내에 수술을 받은 비율은 5%로 낮았는데, 1회 주사 이후 경과 관찰을 통해 추가 주사를 결정하는 관망적 치료방식을 유지한 환자군과 반복적 주사를 시행한 환자군 간의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최초 척추주사요법에서 통증의 호전을 보인 경우, 일단 경과를 지켜본 뒤 추가적인 주사치료를 결정해도 수술적 치료 없이 통증을 효과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돌출, 손상되는 질환이다. 매년 약 2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일반인에게는 '허리디스크'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수술 없이도 적절한 보존적인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허리디스크의 비수술 치료 중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스테로이드를 주사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척추주사요법'이 있다. 영상 유도를 통해 신경을 감싸는 경막외 공간을 찾아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 방법이다. 통증은 있지만 당장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거나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큰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다만 스테로이드 주사를 언제, 얼마나 자주 놓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치료 지침이 없다. 주사 간격을 사전에 정해놓고 시행하는 '주기적 반복주사요법'을 채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스테로이드의 잦은 투여로 인한 부작용 우려와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등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는 환자가 첫 번째 척추주사요법 이후 통증이 일부 호전된 경우 정해진 간격으로 주사요법을 시행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해 통증이 악화 및 재발하는 경우에만 추가적인 척추주사를 시행하는 '관망적 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김보람, 이영준, 이준우 교수 연구팀이 관망적 요법도 통증 조절에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김보람 교수는 "많은 환자가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주사치료를 택하지만, 스테로이드라는 약물에 대한 걱정도 상당한 편"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관망적 요법이 이러한 우려와 실제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통증 조절이 가능한 효과적인 방식임을 입증한 것으로, 향후 표준지침 마련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ta Radiologica'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