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세브란스병원, 지역 의료시장 블랙홀 되나?
송도세브란스병원, 지역 의료시장 블랙홀 되나?
800병상 규모로 2026년 완공 목표

환자 유치 치열한 쟁탈전 예고

길병원 등 기존 대형병원들 타격 불가피
  • 박민주
  • admin@hkn24.com
  • 승인 2021.03.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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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인하대병원, 가천대길병원, 인천성모병원, 송도세브란스병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인하대병원, 가천대길병원, 인천성모병원, 송도세브란스병원(조감도)

[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상급종합병원만 3개나 있는 인천광역시에 연세대 세브란스가 대형병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인천을 비롯한 경기 서부권 지역의 의료시장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2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송도세브란스병원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병원 건립 작업에 착수했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우선 800병상 규모로 오픈할 예정이다.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은 ‘인천시·IFEZ(인천경제자유구역)·연세대학교·(주)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국제캠퍼스 제2단계 사업 협약에 따라 연세대와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공동으로 추진중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1월 기준 약 294만 명이 거주중인 인천광역시에 가천대 길병원, 인하대병원,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등 3개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 총 4개의 대학병원이 들어서게 된다.

현재 길병원은 1450병상, 인하대병원은 925병상, 인천성모병원은 867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성모병원은 1955년, 길병원은 1978년, 인하대병원은 1996년 각각 설립돼 인천시민과 경기 서부권 지역 주민들의 대표적 의료기관으로 자리잡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고의 병원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 세브란스가 진출할 경우, 기존의 대학병원들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병원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주관적일 수 있으나,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특성상 환자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얘기다. 

무엇보다 잠재적 고객인 인구수가 감소추세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은 기존의 대형 병원들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출생아수는 전년(2019년 30만 2700명) 대비 10% 감소한 2020년 27만 2400명이었다. 반면, 사망자는 전년(2019년 29만 5100명) 대비 3.4% 증가한 30만 5100명이었다.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를 앞지른 것은 지난 1970년 인구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본격적인 인구자연감소(-3만 2700명)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이 0.84명까지 떨어지면서 앞으로 인구자연감소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병원을 운영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환자를 확보해야하는데, 상황이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왼쪽부터)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유경선 연세대 총동문회장, 정일영 국회의원,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 허동수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장,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서승환 연세대 총장, 신은호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김희철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한승경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가 가칭 송도세브란스병원 기공식 행사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유경선 연세대 총동문회장, 정일영 국회의원,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 허동수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장,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서승환 연세대 총장, 신은호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김희철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한승경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가 가칭 송도세브란스병원 기공식 행사를 갖고 있다.

연세대가 수도권 서부권에 병원을 신축하면서 최적지로 송도국제도시를 선택한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천연구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인천시 인구이동 특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해오던 인천시 인구는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구도심 탈피, 신도시 집중으로 요약된다. 극심한 인구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인데, 신도시로 유입된 인구의 70% 정도가 외부가 아닌 구도심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구변화는 가천대 길병원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인하대병원 등 구도심권에 자리잡은 대형병원들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병원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빅5 병원 중 하나인 세브란스가 송도에 진출하는 순간, 인천과 경기 서부권 지역의 의료시장에는 한바탕 회오리가 몰려올 것이고, 경쟁도 그만큼 심화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환자들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보고 병원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병원이라고 다 같은 병원이 아니라는 것은 환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시설과 장비, 의료진의 실력 등 여러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이고, 환자들은 어떤 병원에서 얼마나 많은 의료사고가 발생했는지까지 꼼꼼히 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세브란스의 경우 기존 5개 병원(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강남세브란스, 용인세브란스, 원주세브란스)의 운영으로 탄탄한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송도세브란스 완공 이후 진료 및 운영 안정화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송도세브란스는 환자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건보공단이 2차병원인 일산병원을 세브란스에 위탁운영하는 것은 다름아닌 의료서비스에 대한 질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실제로 일산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3차병원 못지 않다. 기존병원에서 의료사고 등을 경험했거나 들었던 주민들 입장에서는 (세브란스의 송도 진출이) 나쁠 게 없다. 기존 병원들이 경각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라고 조언했다. 

이와관련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은 지난 23일 열린 기공식에서 “송도세브란스병원은 향후 대한민국 의료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병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경인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병원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새로운 의료 기관의 역할을 제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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