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 세대교체 본격화
들썩이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 세대교체 본격화
PPI 서방제·복합제 등 개량약물 급성장

P-CAB 계열 후속 신약 출시 '가시화'

기존 제품 약물재창출 연구도 활발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2.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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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 오리지널 단일제와 그 제네릭이 장악하고 있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PPI 약물을 판매하던 제약사들이 서방제나 복합제 등 개량신약을 개발해 경쟁 약물과 차별화를 노리는 것은 물론,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계열 약물의 개발도 가속화하면서 고착화됐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

#한미약품이 2021년 새해 처음으로 선보인 신제품 '에소메졸디알서방캡슐'은 출시 첫 달부터 블록버스터 등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해 1월 1일 출시한 이 제품은 발매 첫 달에만 13억3000만원의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출시 첫 해 100억원의 매출을 훌쩍 넘으며 일찌감치 블록버스터 약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소메졸디알서방캡슐'은 한미약품이 자사의 주력 PPI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에소메졸캡슐'(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을 서방형 제제로 개발한 제품이다. 세계 최초의 에스오메프라졸 성분 이중지연방출 제형(Dual Delayed-Release)으로, 미란성 역류식도염의 치료와 식도염의 재발 방지를 위한 장기간 유지요법에 대한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특히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의료진과 환자들의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에소메졸디알서방캡슐'의 보험 약가를 오리지널 제품인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의 제네릭보다도 저렴하게 책정하며 공격적인 시장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소메졸디알서방캡슐은 기존 '에소메졸캡슐'과 함께 '에소메졸 패밀리' 브랜드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라며 "올해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자사의 대표 위염치료제 '스티렌투엑스정'(스티렌2X정)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최근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 그 결과를 국제학술저널 'Medicine'에 게재했다.

'스티렌2X정' 위식도역류질환 임상연구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내시경으로 LA(Los-Angeles grade) 분류상 LA-A, LA-B로 판정받은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4주간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연구 방식으로 진행했다. 피험자를 '스티렌2X정' 및 PPI(Proton Pump Inhibitor) 제제 병용 투약군과 위약군 및 PPI 제제 병용 투약군으로 나눠 4주 투여 후,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했다.

유효성 평가 결과, '스티렌2X정'과 PPI제제 병용 투약군은 위약군과 PPI 제제 병용 투약군 대비 내시경적 치료율과 증상개선 효과가 유사했으나, 발적과 백색혼탁, 부종 등 미세변화 식도염(minimal change esophagitis)의 비율은 유의하게 낮았으며, 증상 개선도 위약군과 비교해 빠르게 나타났다.

'스티렌2X정'은 2016년 1월 출시한 제품이다. 하루 3회 복용하던 '스티렌정'에 특허 출원한 플로팅 기술을 적용해 하루 복용 횟수를 2회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플로팅 기술은 약물이 2시간 이상 위 내에 체류하며 장시간에 걸쳐 효과를 발현하고 균일한 생체 반응을 보이도록 한다. 또한, 투여 즉시 부유해 위장관 운동에 의해서 정제가 십이지장으로 소실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러한 특징으로 2015년 한국약제학회 제제기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종근당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PI+제산제' 복합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7월 세계 최초로 에스오메프라졸에 제산제 성분인 탄산수소나트륨을 합친 복합제 '에소듀오'를 출시하고 2년 만에 블록버스터 약물로 키워냈다. 

에스오메프라졸은 가장 대표적인 PPI 약물이지만, 위산에 약해 반감기가 짧고 약효 발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식전에 복용하는 것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위식도역류질환 등 즉각적인 치료 효과가 요구되는 질환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실제 에스오메프라졸은 야간에 위산펌프의 새로운 합성을 억제하지 못해 속 쓰림이 생기는 '야간 위산 돌파' 등의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종근당은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에스오메프라졸에 제산제를 더한 복합제 '에소듀오'를 개발했다. 제산제로 위산을 중화해 에스오메프라졸의 약효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종근당의 이러한 전략은 시장에서 제대로 먹혀들었다. 출시 첫해(2018년 7~12월) 35억원이었던 원외처방액은 이듬해 9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는 14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자리에 올랐다. 

'에소듀오'가 선전하자 경쟁사들도 앞다퉈 'PPI+제산제' 복합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유한양행·경동제약·GC녹십자 등 3개 제약사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에스오메프라졸에 제산제 성분인 침강탄산칼슘을 더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복합제 '에소피드정', '에소카보정', '에소카정'에 대한 시판을 각각 허가받았고, 초당약품공업, 씨티씨바이오, 아주약품 등 3개 회사는 '에소듀오' 제네릭을 개발하기 위해 특허 도전에 나섰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에스오메프라졸 대신 다른 PPI 계열 성분인 라베프라졸에 탄산수소나트륨을 더한 복합제 개발을 준비 중이다. 최근 식약처로부터 임상1상 시험을 승인받아 조만간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웅제약과 제일약품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9년 11월 자체 개발 P-CAB 계열 약물인 '펙수프라잔'의 임상3상을 완료하고 같은 해 12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심사 기간이 1년을 넘긴 만큼 머지않아 최종 허가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웅제약이 지난해 5월 미국 소화기학회에서 발표한 임상3상 결과에 따르면 '펙수프라잔' 8주 치료 시 내시경상 점막 결손치료율은 99%에 달했다. 투여 초기부터 주야간에 관계없이 가슴쓰림 증상을 개선하고 위식도역류질환의 비전형적 증상 중 하나인 기침 증상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대웅제약은 경구투여가 어려운 환자를 위해 '펙수프라잔'을 주사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최근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JP-1336'의 임상1상 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에 돌입했다.

'JP-1366'은 당초 제일약품이 직접 개발하던 의약품이지만, 지난해 5월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한 뒤부터는 이 자회사를 통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콜마의 계열사인 #이노엔(inno.N)은 국내 최초 P-CAB 계열 약물인 '케이캡'의 적응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3월 국내에 출시된 이 제품은 기존 PPI 대비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효과 지속력이 우수하다. 식전·식후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는 데다 야간 위산 분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등 장점이 많아 관련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산 신약 30호이기도 한 이 제품은 국내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키며 첫해에만 297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찍었다. 국내 제약업계 신약 역사상 이런 매출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725억원에 달하는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캡'은 최초 미란성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위궤양 치료, 헬리코박터 제균 적응증을 추가했으며,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국내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노엔은 이 밖에도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유발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요법 등 추가 적응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과가 빠르고 오래가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에 대한 시장 수요가 커지면서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이 다변화하고 있다"며 "후속 신제품들의 매출이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 판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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