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톡신 진흙탕 싸움 속 휴젤 새 강자 부상
보툴리눔톡신 진흙탕 싸움 속 휴젤 새 강자 부상
휴젤, '보툴렉스' 300유닛 허가 획득 … 치료 목적 시장 공략 '본격화'

글로벌 시장 진출도 '속도전' … 中선 메디톡스 '역전' 美선 대웅제약 '위협'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2.0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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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의 터줏대감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균주 분쟁에 열을 올리는 사이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후발 주자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를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강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휴젤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사의 대표 보툴리눔톡신 제제 브랜드 '보툴렉스'의 300유닛 대용량 제품에 대한 시판을 허가받았으며 치료 목적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보툴렉스' 300유닛은 뇌졸중 후 상지근육경직, 소아뇌성마비첨족기형 등의 치료에 사용하는 제품이다. 경쟁 제품들도 해당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으나, 200유닛이 최대 용량이다. 치료 목적으로 300유닛 대용량 제품을 허가받은 것은 휴젤이 처음이다.

보툴리눔 톡신을 치료용으로 사용할 때는 미간·눈가 주름보다 광범위한 부위에 더 많은 용량을 투여한다. 특히 근육경직 치료의 경우 손목 굴근, 주먹 쥠근, 팔꿈치 굽힘근 등 다수 부위에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300유닛 이상이 사용되기도 해 대용량 제품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작지 않았다. 실제 휴젤은 임상시험에서 근육경직 환자에게 '보툴렉스'를 투약하는 데 최대 360유닛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젤은 이러한 시장의 수요를 반영해 기존 50, 100, 150, 200유닛에 이어 300유닛 제품까지 옵션을 확대했다.

휴젤 관계자는 "300유닛 대용량 제품의 추가로 휴젤은 치료 목적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져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젤은 기업공개(IPO) 1년 후인 지난 2016년 당시 시장 선두주자였던 메디톡스를 제치고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 1위 자리를 꿰찬 뒤 지금까지 선두를 지키고 있다. 

2016년 연결기준 1242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7년 1821억원, 2018년 1824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9년에는 20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중 '보툴렉스'의 매출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436억원으로 전년 동기(1505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3분기 당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증가, 시간이 갈수록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용성형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휴젤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를 따라잡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레드오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다수 제약사가 경쟁을 펼치고 있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인데, 보툴리눔톡신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휴젤 입장에서는 신시장 개척이 회사의 성장과 직결되는 만큼 미국과 유럽, 중국, 중남미 등 규모가 큰 세계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의약품 시장인 중국에서는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먼저 보툴리눔톡신 제제 승인 신청을 한 메디톡스가 2년 가까이 심사에 발이 묶여 있는 사이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의 시판 승인을 받아 제품을 출시하며, 중국에서 보툴리눔톡신 제제 허가를 받은 국내 최초 기업이 됐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대웅제약을 맹추격하고 있다. 휴젤은 올해 1분기 안에 '보툴렉스'의 미국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 제약기업인 크로마와 합작회사 형태로 미국 자회사 휴젤아메리카를 세우고 직판 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현재 미국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에는 대웅제약의 '주보'(국내 제품명 '나보타')가 진출해있다. 그러나, 메디톡스와 ITC 분쟁으로 21개월간 수입 금지 판결을 받은 상태다. 차후 현지 행정소송 등을 통해 결과를 뒤집지 못하면 '주보'의 미국 수출은 2년 가까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만약 '주보'의 미국 내 수입 금지가 확정될 경우, 휴젤의 '보툴렉스'가 이 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주보'의 판매승인을 신청한 것은 지난 2017년 5월. 이로부터 약 1년 9개월 여 뒤인 2019년 2월 미국 FDA로부터 판매승인을 획득했다. 이를 고려하면, 휴젤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보툴렉스'의 허가를 신청할 경우 내년에는 판매승인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보툴리눔톡신 제제에 대한 요구가 큰 시장이다. 고가인 엘러간의 '보톡스'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기 때문인데, 대웅제약 '주보'는 이러한 시장 요구에 힘입어 현지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어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주보'의 수입이 금지되고 이와 유사한 K-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툴렉스'가 시장에 진입하면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는 빠르게 스위칭 현상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

대웅제약으로서는 고가 제품인 '보톡스'보다 휴젤의 '보툴렉스'가 더욱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휴젤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시장 방어보다는 양사 간 균주 분쟁과 흠집 내기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만큼 감정의 골이 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 FDA에 메디톡스의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이노톡스'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하기로 했다. ITC 결정의 부당함을 입증하기 위해 '이노톡스'의 국내 허가 취소 문제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메디톡스의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은 현재 '이노톡스'로 알려진 'MT10109L'의 미국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엘러간이 미국 FDA로부터 'MT10109L'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자료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이노톡스'의 국내 안정성 시험 자료를 그대로 제출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메디톡스 역시 "대웅제약의 입장을 매우 환영한다. FDA가 조사를 시작하면 오히려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서둘러 미국 FDA에 청원을 제출해달라"며 맞불을 놓았다.

특히 메디톡스는 'MT10109L'가 '이노톡스'와는 다른 품목이라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진실 공방은 ITC 판결 이후에도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는 국내 후발주자들의 약진이 매섭다. 휴젤뿐 아니라 미용성형 시장의 강자인 휴온스도 보툴리눔톡신 제제 사업에 집중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분쟁은 이제 멈출 수 없는 형국에 이르렀다. 한쪽이 손을 들어야 끝나는 싸움이어서 소모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후발 주자들 입장에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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