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국내 연구진이 정상세포보다 췌장암 표면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당사슬을 이용해 췌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중앙대학교 최종훈 교수, 동국대학교 김교범 교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구형준 교수 연구팀은 당사슬(glycan)과 결합하는 나노입자와 이를 분석하기 위한 미세유체칩을 개발했다.

췌장은 다른 장기들에 둘러싸여 있어 증상을 빨리 알아차리기 쉽지 않고 진단 후에도 수술 및 치료가 어려워 조기진단이 특히 중요하다. 

세포에서 분비되는 작은 주머니인 '엑소좀'은 이중막 구조인 세포막 성분을 그대로 가져 안정적인데다 혈액을 따라 체내를 순환 하기 때문에 질병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로 유리하다. 

세포표면의 특이적 인자를 검출하기 위해 세포표면의 구성성분을 그대로 가지고 분비되는 엑소좀을 이용하려는 시도는 다양하게 이뤄졌다. 대부분 사례들은 엑소좀 유래 인자 또는 암세포 유래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했다. 항체를 이용해 암세포에서 분비된 엑소좀을 검출하려면 암 특이적 인자의 꾸준한 발굴과 이의 일정한 발현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마치 항체처럼 구조적으로 당사슬과 잘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Lectin)로 둘러싸인 나노입자를 설계해 당사슬이 있는 엑소좀을 효과적으로 포획했다. 이는 췌장암 환자의 혈액을 떨어뜨릴 경우 나노입자에 포획되는 엑소좀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이용한 원리로, 연구팀은 포획된 엑소좀의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미세유체칩도 설계했다. 

나아가 실제 췌장암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분리한 혈장과, 혈장으로부터 분리한 엑소좀을 각각 도입해 췌장암과 엑소좀 포집농도와의 상관관계도 검증했다. 항체와 항원 결합에 견줄 만큼 견고하고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렉틴을 활용한 나노입자로 췌장암 여부 뿐 아니라 전이성 췌장암인지 여부까지 식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암의 특이적 표지 항체를 이용한 엑소좀 포획의 단점인 환자 간 특정 항원 발현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데다, 암의 특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며 "당사슬 결합 효율 향상은 물론 암진단 평가기준 마련을 위한 후속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1월 6일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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