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해외진출 왜 중국인가?
의료기관 해외진출 왜 중국인가?
K-메디컬 해외진출 역사 20년 ... 절반이 중국

엄청난 인구와 경제력 · 의료소비구매력 최고 수준

성형외과 · 피부과 · 치과 · 외과 · 마취통증의학과 등 진출 과목 다양화
  • 임대현
  • admin@hkn24.com
  • 승인 2021.01.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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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대현]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은 여전히 중국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중국 의료시장의 매력이 크다는 방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중국 내 의료기관 설립 관련 적용법령 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6월 23일 ‘의료해외진출법’ 시행 이후 2019년 말까지 의료 해외진출 신고 및 신고 확인증이 발급된 기관은 총 66건이었다.

진출 국가 수는 총 18개국으로 중국(32건, 48%)이 가장 많았고, 이어 베트남(6건, 9%), 카자흐스탄(4건, 6%), UAE와 몽골 (각 3건, 5%), 페루⋅싱가포르⋅말레이시아⋅카타르⋅러시아(각 2건), (미국⋅방글라데시⋅스리랑카⋅아르메니아⋅칠레⋅캄보디아⋅쿠웨이트⋅태국 (각 1건) 순 이었다.

이는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이 여러 나라로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2016-2019년 해외의료기관 신고 통계(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6-2019년 해외의료기관 신고 통계(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처럼 해외진출 의료기관들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은 바로 시장성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은 1개 성의 인구, 경제력, 의료소비구매력이 CIS 국가나 동남아시아 국가 전체와 비교해도 우위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어서 질 높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의료기관들이 지난 20여 년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양한 진출모델을 개발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진료과목 확대 및 서비스 방법의 다양화, 정교한 운영, 마케팅 등 여러 분야 에서의 경험치 확보는 물론이고 구조적인 부분에서도 변화·발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진출의 핵심 사안인 협력 파트너 선택의 경우, 진출 초기에는 의료기관과의 협력에만 머물렀지만, 중국 내 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개인 투자자, 일반 기업, 부동산기업, 상장기업, 기관투자자 등으로 확대 되었다”며 중국 진출의 매력을 제시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공립병원의 민영화 전략에 맞게 종합병원, 전문병원, 개인 의원의 개설 등을 장려하고 있어, 향후 우리 의료기관은 보다 더 다양한 협력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현지 파트너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우리 의료기관들이 안고 있는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협력 기간 중 파트너와 분쟁이 생기면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되며 손실을 감수하고 철수하거나 협력이 중단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진출을 목표로 하는 의료기관은 운영에 관한 전략을 세움과 동시에 중국의 의료기관 설립 및 운영에 관련된 중국법률을 잘 이해하고 분석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중국 법률 잘 알아야 성공할 수 있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의료기관의 중국 내 기업 형태 또는 의료행위의 형태는 ①중외합자(合資)병원, ②중국 내자(內資)병원, ③원내원(院內院), ④출장진료(기술합작), ⑤위탁운영, ⑥컨설팅, ⑦원격 진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형태는 편의상 합법적인(정식) 진출 방식과 비합법적인(약식 또는 변형적인) 방식들로 다시 정리할 수 있다. 중국 내 의료기관 설립은 양국 자본 간의 지분 투자로 이루어진 중외합자병원을 합법적 또는 통상적인 기본 형태로 본다. 이 방식은 자본금의 규모가 커서 비영리 법인인 한국의 의료재단, 대학병원, 종합병원들은 진출이 절실함에도 국내법의 외부 투자 제한 및 병원 자체 내 경영 안정성 추구, 병원장의 임기제 등으로 인해 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대부분의 해외 진출의 주체는 개인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개인 또는 의료관련 컨설팅 기업이나 MSO(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병원경영지원회사) 등 일반 법인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중외합자병원 보다는 상대적 으로 자본금 규모가 작고 리스크가 적은 내자병자, 원내원, 출장진료(기술합작), 위탁운영, 컨설팅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중외합자병원 이외의 진출 모델들은 설립에 관한 법률적 이해가 부족하여 불법적인 요인을 간과, 자칫 중국 파트너에게 약점을 잡히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투자한 자산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고 철수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중국진출 의료기관의 구조별 법률해석1) 중외합자(合資)병원: 중국과 외국자본이 결합하여 설립한 병원2) 중국 내자(內資)병원: 중국 자본만으로 설립한 병원3) 원내원(院內院): 중국 병원의 일부를 빌려 사용하는 병원4) MSO: 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병원경영지원회사
중국진출 의료기관의 구조별 법률해석
①중외합자(合資)병원: 중국과 외국자본이 결합하여 설립한 병원
②중국 내자(內資)병원: 중국 자본만으로 설립한 병원
③원내원(院內院): 중국 병원의 일부를 빌려 사용하는 병원

각각의 설립 형태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은 자금 투자 및 회수의 과정과 절차, 각종 세금납부 규정, 양국 정부기관에 신고 또는 허가에 관련된 내용이 다르며, 이에 근거하여 부분·합작 계약서의 형식과 내용도 달라진다. 계약서는 법률적 안정성을 확보한 진출을 보장해 주기도 하며 파트너와 이해충돌이 발생할 경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초가 된다.

보고서는 “해외 진출에 있어서 진입 국가 법률의 이해와 적용이 상당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비합법적인 형태의 구조를 선택하는 경우, 법률적 이해마저 부족하여 자금 투자 및 회수의 어려움부터 양 국가에 대한 성실신고 의무 위반, 본의 아닌 탈세에 놓이는 사례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계 병원의 중국 진출 역사

지난 2000년부터 시작한 한국계 의료기관의 중국 진출 역사는 크게 3개의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한국계 병원의 중국진출 역사
한국계 병원의 중국진출 역사

#1기 진출 시기 (2004년 ~ 2009년) = 우리나라 기업들은 1992년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면서 현지 진출을 시작했다. 많은 주재원이 파견되었고 중국 문화와 중국어 습득을 위한 대만, 중국으로의 유학생도 증가했다. 2000년에는 중국 정부가 ‘중외합자합작의료기구관리조례(中外合资、合作 医疗机构管理暂行办法)’를 발표했는데, 이 때 많은 한국 기업이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을 시작하며 현지에 대표처나 사업 법인을 설립하여 사업 가능성을 파악하고 준비했다. 대표적 기업이 SK CHINA다.

SK차이나는 신규 사업으로 병원사업을 선정하고 3년여의 준비를 거쳐 2004년 북경에 중국 정부의 조례 발표 후 최초로 설립된 중외합자병원 ‘SK아이캉병원’을 개원했다.

이어 2004년 9월에는 상해에 ‘상해예병원’이 설립되었다. 이 병원은 ‘SK아이캉병원’과는 다른 방식인 SPC(Special Purpose Company :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통해 우회 진출했는데, 병원의 법률상 설립형태는 내자병원이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중외합자병원인 ‘상해루이리병원’이 설립되었고, 2009년에는 역시 중외합자병원으로 ‘상해 우리들병원’이 설립되었다.

이 시기에 설립된 중외합자 병원은 대략 2~3년의 준비를 통해 진출을 했으며, 중국 법률상 정해진 최소 자본금 2000만 위안(중국 합자파트너의 지분이 최소 30% 이상일 것)이라는 객관적 허가 조건을 맞추기 위해 초기 자본 투자 규모가 컸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성공한 병원들이 SK아이캉병원 진출을 보고 시장성을 높이 평가하여 중외합자법인 방식으로 현지에 진출했다.

이밖에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여러 의료기관이 진출하였으나 대부분 중국인 명의의 내자 병원을 설립하거나, 중국 병원의 한 부분을 빌려 운영하는 원내원(院内院) 방식으로 설립·운영했다. 원내원(院内院) 방식의 소규모 한국계 의료기관은 한국 교민과 조선족 교포를 상대로 한 의료행위를 목적으로 설립했는데, 교민과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동북 3성(랴오닝성, 헤이룽장성, 지린성)의 다롄 (大连), 선양(沈阳), 옌지(延吉), 산둥성의 칭다오(青岛), 웨이하이(威海), 옌타이(烟台) 및 한국인이 대규모로 밀집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지역에 주로 개원했다.

이들의 진료 과목은 치과, 내과, 소아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이 대다수였으며 진료의 주체인 의사들은 한국의 의사면허를 가진 의사와 중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한국인 의사, 필리핀·남아공·우루과이 등에서 면허를 취득한 한국인 의사들이었다.

시간이 흘러 병원의 수는 증가했고 중국 또는 외국 면허를 취득한 의사들의 진료 행위가 주를 이루게 되었다. 소규모 의료기관의 양적 팽창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2008년에 발생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급격한 환율상승은 한국 기업의 철수 및 유학생의 귀국으로 이어졌다. 한국 교민의 감소는 현지 병원의 경영 악화를 불러왔다.

이때 대규모 투자와 큰 규모의 중외합자 병원은 한국의 본원들이 금융위기로 인해 자금 위기를 겪으면서 지원을 받을 수 없었고 이는 병원 주주간의 갈등과 중국 협력 파트너와의 불화로 이어지게 되었다. 한국의 기업과 병원의 철수가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개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원내원(院内院) 방식이나 중국인 명의로 하던 의료기관들은 중국에서 진료를 계속했다. 규모가 작고, 한국에서는 진료가 불가능한 중국의사면허를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기 진출 시기 (2010년 ~ 2014년) =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파산 등을 불러왔다. 각 기업은 해외 법인의 규모를 줄이거나 철수를 가장 먼저 하였고 병원 역시 해외 진출한 병원부터 포기하는 상황이었다. 2009년~2012년에는 기존 한국계 중외합자병원과 이와 비슷한 규모의 한국계 병원이 모두 중국 의료기업에 매각 되었다.

반면, 이 시기 중국의 의료산업은 기존의 단순 질병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 13%~15%의 경제성장에 따른 호황으로 중국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생산기지로서 억눌러온 소비 욕구를 분출하기 시작하면서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중국 의료산업 발전의 선두주자는 중국 내 최대 민영 의료그룹인 푸티엔(福田)그룹이었다. 푸티엔(福田)그룹은 40여 년간 독점해 온 중국 내 민영 의료기관의 운영을 기반으로 각 도시별로 의료기관을 선별하여 거대 자본을 투자했다. 그 결과 병원의 그룹화, 과목의 다각화,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선보이며, 프란차이즈 의료 사업화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여러 그룹들이 의료 프랜 차이즈 사업 및 의료 특화 사업에 뛰어 들었다. 성공의 배경에는 주요 수요층인 중산층의 대두가 한몫을 했다. 이들은 급격한 도시화의 수혜자들로 대단위 부동산 개발을 통해 토지나 주택 보상을 받았고 경제성장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의 급등, 높은 아파트 임대 수익 등 각종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이 시기 한국 의료계는 해외진출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관광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이는 한류드라마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고 볼 수 있다. 2003년 방영된 ‘대장금’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최초의 한류드라마였으나 중국의 경제나 중국 국민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전이어서, 한국 제품이나 서비스업의 수요가 큰 시장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한국 기업의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더 컸다.

이후 2013년에 이르러 한국 드라마 중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가 여러 소비산업에 영향을 주었다. 재중 한국 교민들이 경영하는 많은 식당의 매출이 증가하였고 한국식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중국인들이 늘어났다. 드라마를 통한 한류의 영향과 높은 인민폐 환율은 한국으로 중국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었으며 제주도 무비자 등 정부의 여러 노력이 어우러져 많은 요우커들이 일부 산업의 소비를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의료관광시장도 그 중 하나였다.

이 시기만 해도 한국 의료계는 1기 단계에서 진출한 대형 병원들의 매각 및 철수로 중국에서는 병원 사업이 어렵다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었고, 밀려드는 중국인 환자들을 맞이하느라 해외진출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또한 이때 중국에서는 공립병원의 민영화가 가속하여 민영화한 병원들은 고급 의료기술과 서비스의 노하우가 필요하였기에 한국의 의사들을 통해 이 문제를 극복하려고 했다.

따라서 특정 과목에서 중국 출장 진료가 활성화되었으며 의료 해외 진출을 위한 직접적 투자가 필요하지 않았다. 한국 의사의 중국 출장 진료는 성형외과일 경우 한국 병원으로의 중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홍보 목적인 경우가 많았다. 또한 많은 중국 대도시에는 한국인 성형외과 의사 광고가 성행했는데, 치과의 경우 ‘상해예병원’을 설립 운영하던 ‘예치과’가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재진입을 시도했다. ‘예치과’는 중국 내 병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컨설팅과 출장 진료를 주로 진행했으며 이 당시 출장 진료를 다니던 치과 의사만 30여명에 달했다.

#3기 진출 시기 (2015년 ~ 2019년) = 2015년부터는 그동안 성장세를 보이던 중국인들의 의료관광이 한국 내 사드 배치 등 여러 정치적인 문제로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해외의료관광을 하던 종합병원 중에서 일부 병원은 해외사업부서를 신설하고 그동안 쌓은 중국인 환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연구하여 중국 현지에서 한국 병원의 홍보와 영업을 진행했다. 중국인 환자 중 VIP 고객층이 많아 지면서 그중 일부 고객은 공동의료사업 제안을 하거나 투자자를 찾아 주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이전의 성형외과, 피부과 중심의 진출에서 벗어나 종합병원이나 재활병원, 척추병원, 산부인과병원, 건강검진 센터 등 전문병원의 진출을 시도한 시기이기도 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칭다오(青岛)에 종합병원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SK하이닉스는 저장성(浙江省) 우시(无錫)에 5000억 원을 투자하여 대형 병원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시기에는 성형외과의 진출도 많았으나 치과와 다른 진료 과목의 진출도 많이 늘어났다. [아래 도표 참조]

 

해외의료기관 신고현황
해외의료기관 신고현황

2016년~2019년 해외의료기관 진출 신고제에 따라 신고 접수된 진료과목의 현황을 살펴보면, 성형외과가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피부과 18건, 치과 15건, 일반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가 각 8건 순이었다. 조사된 22개 진출 현황에는 국가별로 다양한 진료 과목이 진출하였으며, 중국⋅베트남 등과 같은 아세안 지역에는 피부과⋅성형외과⋅치과의 진출 비중이 높았다.

 

한국계 의료기관의 구조별 중국 진출의 흐름
한국계 의료기관의 구조별 중국 진출의 흐름

이 시기 중국은 공립병원의 민영화, 민간대기업의 의료사업 확장, 부동산 기업의 의료 사업 진출 등이 활발하였으나 많은 공립병원이 민영화 되면서 대도시 공립병원에서 근무하는 고급 의료진의 수급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공립병원에서 유명한 교수급 의사들에게 의료기술을 배우며, 공무원으로서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받던 중국 의사들이 단기간의 높은 연봉만을 위해 민간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내 의료산업은 병원 사업의 경험이 없는 기업들이 향후 발전에 대한 기대로 의료 사업을 시작하거나, 정부의 부실한 공립병원 인수 압박으로 어쩔 수없이 떠맡게 된 경우도 많았다. 이들은 규모가 큰 공립병원, 점유율이 높은 거대 자본의 민영병원 그룹과 경쟁을 하기 위해 차별성을 찾게 되었고, 의료의 핵심인 고급 의료기술을 가진 의사가 부족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계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왕성하게 추진하는 시기였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실력이 좋은 한국 의사들에게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의료시장인 셈이지만, 이 경우에도 충분한 시장분석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 진출시 유망 진료과 

보고서는 우리나라 병원이 중국에 진출할 경우 유망한 진료 과목으로 모두 8개 과목을 꼽았다.

#첫 번째, 방사선 진단 능력 = 이 분야의 한국 의료기술은 세계적이며, 상대적으로 중국은 전문대 출신의 방사선 의사들이 주를 차지하여 판독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두 번째, 임상병리센터 =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임상병리센터의 민영화를 독려 하고 있다. 급격한 경제 성장과 고령화로 많은 환자들이 공립병원으로 몰리면서 그동안 작은 민영병원들의 임상병리를 해주던 공립병원은 이미 포화상태다. 따라서 민영병원들의 임상병리검사 수요가 아주 커졌다.

#세 번째, 산부인과와 불임 = 중국 정부는 인구 감소에 대비해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이에 1자녀 시대를 넘어 다자녀 시대가 되었으나 그동안 산부인과는 주로 공립병원 위주로 허가를 하여 병원이 공급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개방적인 성문화로 인해 불임 환자가 많아 공립병원의 수가는 한국 수가와 비슷하고, 예약도 1년 이상 밀려 있다.

#네 번째, 재활의학 = 재활 분야의 시장성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공립병원에서는 대수술에 대한 기술이 축적 되어 있으나 수술 이후 재활의 노하우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중국 병원들이 재활분야에 진출 중이며 한국의 경쟁력이 아주 높은 분야로 나타나고 있다.

#다섯 번째, 치과 = 중국은 치과 의사가 22만 명으로 의사 1인당 환자가 8000명에 달한다. 이는 한국의 치과의사 1인당 환자 2200명의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그만큼 치과 의사가 부족하다. 뿐만아니라, 중국 치과의사는 고등학교,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가능한 도급제가 병용되고 있어 한국 의사의 기술경쟁력이 한층 높다. 

#여섯 번째, 4차산업에 기반한 의료기술 = 코로나 19로 인해 성큼 다가 온 언택트 시대에 맞게 의료 분야도 AI와 빅데이터 활용, 원격의료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다르게 영리병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영토가 넓어 도시와 농촌 간 의료의 질 차이가 크며, 고급 의료인력도 대도시로 몰리는 실정이다. 또한 정책적으로 원격의료를 장려한다. 중국은 의사가 방문진료하는 주치의 제도가 활성화 되어 있어, IT 기술과 접목한 의료서비스, 도시 간 격차를 활용한 의료서비스는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관련 업계의 적극적인 진출이 중국 보다 뒤처지고 있다.

#일곱 번째, 개방형 병원 제도 = 적은 의사수 대비 많은 환자를 담당해야 되는 중국의 의사들도 개원의 어려움이 따른다. 영리병원은 시설과 설비, 인력의 대규모화를 도모하고 있다. 때문에 자본력이 없는 개인 의사들은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거점 도시별 개방형 병원제도를 도입하여 개원의의 개원 부담을 줄이고 지역민을 밀착해 진료를 보게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알리바바는 2014년도~2015년 저장성 성도인 항저우에 개방형 병원을 목표로 병원을 건립했으나, 아직 법제도가 정비 되지 않아 개방형 병원으로 활용은 되지 않고 여러 병원에 임대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개방형 병원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한국 의료기관은 큰 자본을 투자해 진출할 필요가 없다. 개방형 병원제도를 활용해 환자 모집, 사후 관리, 마케팅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의사만 진출해도 병원 진출과 같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관 중국진출 지금이 적기

보고서는 “한국 의료기관이 중국으로 진출할 때 적용되는 법률을 분석하고 진출 시 법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하며, 협력 파트너와 대등한 관계에서 병원 경영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이번 조사를 했다”며 중국 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컨대 중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나 CIS권 어느 나라 보다 법적으로 외국계 의료기관과 외국인 의사를 법률의 테두리 내에서 관리하고 있고, 장려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정치적으로 안정적이어서 다른 나라에 비하여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높다. 여기에 중국은 동남아시아 국가와 CIS국가에 비해 오랜 기간 동안 개방정책을 실시하여 외국계 기업이나 자본에 대한 국제표준에 입각한 행정 절차와 절차의 투명성, 외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보고서는 “중국은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진출 역사가 20여 년에 달해 성공과 실패 사례, 실제 경험 사례들이 가장 많이 축적이 되어 있는 국가”라며 “역사적, 경제적 상황에 비추어 중국 진출의 시기는 늦지 않았으며, 가장 적절한 시기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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