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신경전달물질 주머니간 응집 메커니즘 규명
뇌 속 신경전달물질 주머니간 응집 메커니즘 규명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1.01.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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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장성호 교수(왼쪽)와 미국 예일대학교 박대훈 박사후연구원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뇌 속 신경전달물질 주머니 사이의 응집원리가 밝혀졌다. 뇌 속 신경세포는 시냅스소낭이라는 작은 주머니에 신경전달물질을 보관하고 있다.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으면 이 주머니들이 세포막에 융합해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함으로써 다음 신경세포로 신경전달이 일어나게 된다.

자극이 없는 평상시 시냅스소낭들은 서로 무리를 지어 뭉쳐 있는데 어떤 원리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림 1)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에 의한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 및 비신경세포에서의 시냅스소낭 응집 모사 구조 형성(A) 비신경세포에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을 발현시킨 후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파랑: 세포핵, 초록: 시냅토파이신, 빨강: 시냅신). 세포내에서 동그랗게 뭉친 액체-액체 상분리현상을 볼 수 있다. (B) 단일 액체-액체 상분리현상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본 모습. 하단의 실제 신경세포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소낭들의 응집구조를 비신경세포에서 재현하였다.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에 의한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 및 비신경세포에서의 시냅스소낭 응집 모사 구조 형성

(A) 비신경세포에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을 발현시킨 후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파랑: 세포핵, 초록: 시냅토파이신, 빨강: 시냅신). 세포내에서 동그랗게 뭉친 액체-액체 상분리현상을 볼 수 있다.

(B) 단일 액체-액체 상분리현상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본 모습. 하단의 실제 신경세포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소낭들의 응집구조를 비신경세포에서 재현하였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장성호 교수 연구팀은 이 원리를 밝히기 위해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팀과 공동으로 시냅스소낭들이 서로 단단히 뭉쳐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을 토대로 고체상태가 아닌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liquid-liquid phase separation)에 의한 응집현상일 것이라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은 물과 기름을 섞을 경우 각자 액체로서의 유동성은 지니지만 그 둘은 섞이지 않고 각각 뭉쳐있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이같은 상분리 현상이 살아있는 세포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는 여러 증거들이 제시되어 왔다. 이에 연구팀은 일련의 연구를 통해 시냅스소낭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두 단백질인 시냅토파이신 (Synaptophysin)과 시냅신(Synapsin)간 상호작용이 시냅스소낭의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그림 2) 세포내 액체-액체 상분리현상 증명 실험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에 의한 응집현상이 고체상태가 아닌 액체 상태이며 높은 유동성을 가짐을 확인하였다. (A)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을 발현한 비신경세포에서 나타나는 융합 현상(B) 광표백후 나타나는 빠른 형광회복(C) 형광회복의 정량 그래프(D)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을 특이적으로 저해하는 물질인 1,6-HD (1,6-Hexanediol) 처리에 의한 상분리 저해 현상.
세포내 액체-액체 상분리현상 증명 실험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에 의한 응집현상이 고체상태가 아닌 액체 상태이며 높은 유동성을 가짐을 확인하였다. (A)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을 발현한 비신경세포에서 나타나는 융합 현상(B) 광표백후 나타나는 빠른 형광회복(C) 형광회복의 정량 그래프(D)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을 특이적으로 저해하는 물질인 1,6-HD (1,6-Hexanediol) 처리에 의한 상분리 저해 현상.

연구팀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기존에 신경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관찰되던 시냅스소낭 응집 구조를 비신경세포에서 그대로 모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햇다.

시냅스소낭 간 자가 응집현상을 일으키는 두 가지 중요 단백질을 규명하였으며, 이 두 단백질을 활용한 비신경세포에서의 시냅스소낭 응집구조 재현 기술은 앞으로의 기초신경과학 연구와 관련 신경계 질환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오늘(1월 11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및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박사후국외연수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미국 예일대학교 박대훈 박사후연구원 인터뷰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본 연구는 미국으로의 박사후연구원 인터뷰를 준비하던 중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에 대한 개념이 막 생물학에 접목되던 시점이었고, 인터뷰를 준비하던 연구실에서 나온 한 편의 리뷰 논문을 보고 흥미를 느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 리뷰 논문은 신경세포에서 시냅스소낭들이 뭉쳐있는 것이 액체-액체 상분리현상 때문일 것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논문이었으나, 실제 어느 단백질에 의해 이런 현상이 일어날 것인지에 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시냅스소낭의 움직임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해온 저로서는 이와 같은 가설에 큰 흥미를 느꼈고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은 최근 생물학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특수한 물리적 장벽 없이도 단백질 스스로 뭉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고 많은 정제 단백질이 시험관에서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같은 단백질을 살아있는 세포에서 발현시킬 경우 액체-액체 상분리현상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보고되어 왔는데 그 이유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습니다. 시냅신이라는 단백질 역시 선행연구를 통해 시험관에서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을 일으킴이 밝혀졌으나 본 연구를 통해 이 단백질 혼자서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이 뿐 아니라 실제 세포 내에서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시냅신과 시냅토파이신 두 단백질의 발현이 필요하다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또한 시냅신과 시냅토파이신에 의한 세포내 상분리 현상은 단순한 단백질간의 응집이 아닌 뇌에서 관찰되는 시냅스 소낭의 응집현상과 매우 유사한 구조와 특징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단백질간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이 보다 더 큰 틀에서의 세포내 구획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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