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판권 이전에 요동치는 백신 시장
대규모 판권 이전에 요동치는 백신 시장
SK바이오사이언스 판권 도입으로 1000억원 규모 외형 성장

올해 매출 3000억원 돌파 기대감 … 백신 시장 왕좌 근접

판권 빼앗긴 GC녹십자 2위로 주저앉나 … 추가 판권 계약이 변수

HK이노엔 신흥 강자 부상 … 자체 품목 및 파이프라인 확보는 '숙제'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1.0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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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대규모 백신 판권 이전에 관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총 매출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제품들이 이동하다 보니 백신 회사들의 연간 예상 매출액도 출렁이는 분위기다. 특히 백신 시장에서 압도적 1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던 GC녹십자의 입지가 많이 좁아졌는데, 올해부터는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GC녹십자 등 3개 회사가 3강 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한 왕권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국내 백신 시장 확대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 GSK와 주요 백신 5종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Co-Promotion and Distribu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GSK가 개발한 백신을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으로 국내에 판매 및 유통하기 위한 것이다. 대상 제품은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 '부스트릭스' ▲수막구균 백신 '멘비오' ▲A형간염 백신 '하브릭스1440' ▲홍역·이하선염·풍진 백신 '프리오릭스'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 등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동안 구축한 영업망을 토대로 '부스트릭스', '멘비오', '하브릭스1440', '프리오릭스'의 성인 시장과 '서바릭스'의 영유아 포함 전체 시장 판매를 전담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GSK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백신 5종의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280억원으로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성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말 MDS와 공동판매하던 '로타텍'(로타바이러스 백신), '박타'(A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 '엠엠알'(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 혼합 바이러스 백신), '프로디악스'(폐렴구균 백신) 등 4개 백신 품목의 판권을 회수당한 바 있다. 

이들 품목의 연간 매출 규모는 237억원 정도로, 어느 정도 손해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는데, GSK와 새로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오히려 1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외형 성장을 이루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국내 백신 시장 왕좌에 가장 근접한 회사다. 이 회사의 지난 2019년 매출은 1833억원이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1619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해 연간 매출액은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판권 이전으로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이 더해지면서 올해는 매출액 3000억원 돌파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 GC녹십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달리 대규모 판권 이전의 영향으로 손해가 막심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MSD와 공동판매하던 '가다실', '가다실9', '조스타박스' 등 백신 3종의 판권을 HK이노엔에 빼앗기면서 백신 부문의 매출 규모가 3분의 1가량 줄어들게 됐다.

GC녹십자의 2019년 백신 부문 매출은 3002억원이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2706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해 연간 매출액 30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 MSD와 공동판매하던 백신의 판권을 대거 회수당하면서 올해부터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그 입장이 완전히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조스타박스', '가다실', '가다실9' 등 3개 품목의 연간 매출액은 총 1200억원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GC녹십자의 올해 매출액은 2000억원 안팎으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창사 이래 처음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에 백신 시장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개발 중인데,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GC녹십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백신 주도권을 완전히 내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말 MSD의 백신 판권을 대거 확보하면서 백신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MSD와 ▲가다실·가다실9(HPV 백신) ▲조스타박스(대상포진 백신) ▲로타텍(로타바이러스 백신) ▲프로디악스-23(폐렴구균 백신) ▲엠엠알(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 혼합 바이러스 백신) ▲박타(A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 등 백신 7종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백신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이들 제품의 연간 총 매출액은 1400억원을 웃돈다.

그동안 '가다실'·'가다실9', '조스타박스'는 GC녹십자가 판매해 왔다. 이들 품목의 지난해 연 매출액은 '가다실'·'가다실9'이 611억원, '조스타박스'가 559억원으로 총 1170억원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판매하던 '로타텍', '박타', '엠엠알', '프로디악스'의 연 매출액은 각각 118억원, 73억원, 41억원, 5억원으로 모두 237억원 규모다.

이번 공동판매 계약으로 HK이노엔은 단번에 백신 시장의 강자 중 하나로 부상했다. 그러나, 향후 판권을 회수당할 경우에는 시장 입지가 다시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어 자체 품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회사는 현재 수족구병 백신인 'IN-B001'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IN-B009' 개발에도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GC녹십자를 앞지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도 "다만, 추가 판권 계약 등으로 GC녹십자가 매출 공백을 보전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입 품목은 변동성이 크다. 안정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굵직한 자체 개발 품목들이 필요하다"며 "특히 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더 많이 확보할수록 향후 시장 주도권 싸움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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