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첫 번째 암을 극복한 암 생존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또 다른 암에 더 잘 걸리며, 이 때문에 사망에 이를 확률도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 치료 이후 암 생존자에게서 새롭게 발생하는 암을 이차암 또는 이차성 원발암이라고 하는데, 이는 원래 있었던 암이 인접 부위에서 다시 자라는 ‘재발’(recurrence)이나 이 암이 다른 부위로 옮겨져서 자라는 ‘전이’(metastasis)와는 다른 것이다.
미국 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는 12개 암 추적 등록부에서 20~84세의 암 경험자 153만7101명의 ‘두 번째 암’ 발생 확률을 조사했다. 이들은 1992년에서 2017년 사이에 ‘첫번째 암’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다.
조사 결과 이 중 10% 정도인 15만6442명에게 ‘두 번째 암’이 발생했고 이 중 절반이 넘는 8만8818명은 ‘두 번째 암’을 극복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이전에 암을 경험한 적이 없는 환자들과 비교하면 남자 암 생존자의 경우 (또 다른) 암 발병 확률은 11%, 사망 위험은 45% 높았다. 여자의 경우는 암 발병 확률은 10%, 사망위험은 33% 더 높았다.
암종별로 보면 후두암과 호지킨 림프종에서 살아남은 남자 환자가 또 다른 암에 걸릴 가능성이 가장 높았고, 담낭암을 극복한 남자 환자가 두 번째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가장 높았다.
여자 환자의 경우는 후두암과 식도암을 극복한 환자가 또 다른 암에 걸릴 위험이 가장 컸으며 두 번째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후두암 극복 환자가 가장 컸다.
연구팀은 첫 번째 암과 두 번째 암의 유형 간에도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흡연과 비만에 관련된 두 번째 암이 가장 흔했다. 특히 흡연과 관련된 두 번째 암(폐암, 요로암, 방광암, 구강암, 식도암 등)은 두 번째 암의 26%, 암 사망자 중에는 45%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첫 번째 암 치료 과정에서 사용된 방사선이나 화학 요법과 같은 치료법의 부작용 혹은 흡연과 비만과 같은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 그리고 암에 취약한 유전적 소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암협회는 “화학요법이나 방사능 요법을 실시한 경험이 있다면 다른 암을 조기에 발견될 수 있도록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유전적 위험을 통제할 수 없다 해도, (암 생존자에 대한)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문제에 대한 사후 관리가 더욱 더 중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