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으로 오해받는 쉬운 ‘지간신경종’
꾀병으로 오해받는 쉬운 ‘지간신경종’
  • 최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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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23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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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준 족부전문의(연세건우병원 원장)

[헬스코리아뉴스 / 최홍준] 운동을 즐기던 직장인 A씨는 어느 날 점심을 먹고 가벼운 산책을 하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갑자기 발 앞부분에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이 찾아왔다. A씨는 통증이 너무 심해 조퇴를 했다. 그런데 통증이 갑자기 씻은 듯이 사라졌다. ‘꾀병’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계속 아픈 척을 하고 나섰지만 뭔가 회사를 속였단 생각에 찜찜함을 감출 수 없었다. 도대체 A씨에게는 왜 이런 고통이 찾아왔을까?

위와 같은 사례는 흔하지 않은 것 같지만, 현실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이 환자의 경우, 지간신경종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족지신경종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환은 발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 줄기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지간신경종은 무지외반증 같은 다른 족부질환처럼 발 외부에 뚜렷한 특징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다만 발가락이나 발 앞부분이 타는 듯한 엄청난 통증이 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지간신경종 진행 단계
지간신경종 진행 단계

지간신경종과 다른 족부질환의 차이 

이름은 생소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병으로 병원을 찾는다. 지간신경종은 발바닥 주변이 아프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족저근막염인 줄 알고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을 이루는 근막이 손상된 데 반해 지간신경종은 발바닥을 이루는 5개의 뼈로 구성된 중족골과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신경인 지간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통증이 있는 부위도 다르다. 족저근막염은 발 뒤꿈치부터 발 중앙까지 주로 아프고 지간신경종은 세번째 발가락과 네번째 발가락 사이가 주로 아프다.

지간신경종의 원인은 주로 신발이 지목된다. 발볼이 좁은 신발, 예를 들어 구두나 하이힐 같은 걸 신다 보면 신경이 계속 눌리면서 두꺼워지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지간신경종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지간신경종이 의심되면 신발부터 바꿔보아야 한다. 맨발로 서서 신발을 발 위에 올려놓았을 때 바깥으로 발이 나가지 않을 정도로 폭이 있는 신발이 좋다. 발가락이 너무 꽉 조이는 플랫슈즈, 뒷굽이 높고 앞볼이 좁은 하이힐, 밑창이 얇고 단단한 신발의 장기간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이 지간신경종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보행 시에는 체중의 약 60%가 엄지발가락에 실린다. 하지만 무지외반증 환자의 경우 엄지발가락이 휘어져있고 이 부위에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싣지 않고 걷는다. 그렇게 되면 다른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붓게 되고 이로 인해 발바닥통증을 유발하는 지간신경종이 발생할 수 있다.

 

지간신경종의 증상
지간신경종의 증상

신발 벗고나면 통증 사라져 ... 착각 하기 쉬워

지간신경종은 신발을 벗으면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단순히 피로한 것으로 여기며 넘어가기 쉽다. 앞서 A씨의 경우도 조퇴를 하지 않았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넘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방치하다 보면 보존적 방식으로 치료를 하지 못하고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발바닥 통증은 보통 전체 보행 자세에 문제를 일으킨다. 통증부위를 피해서 걷다 보면 보행이 불균형해지고 이렇게 되면 다른 관절에 부담을 줘서 무릎·척추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통증이 심하다는 것은 생각보다 질환의 진행 정도가 상당하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다.

병이란 키워서 좋을 게 없다. 통증이 발생한다면 의심이 들더라도 일단은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게 좋겠다. [글 : 최홍준 족부전문의/연세건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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