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보통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양쪽팔을 모두 측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두 팔 중 측정이 쉬운 팔의 혈압을 측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팔의 혈압을 재든 그 결과에는 차이가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두 팔 사이에 유의미한 혈압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아니라, 이렇게 양팔 사이에 혈압차이가 나면 크 차이가 클수록 심장마비나 협심증,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높고, 심지어 사망확률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대학교(University of Exeter) 연구팀이 아시아,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에서 수행된 총 24개의 기존 연구에서 얻은 5만3827명의 양팔 혈압 차이와 이후 10년간 질병 발병률과 사망률과의 연관관계를 조사·분석한 결과다.
그동안 양팔 사이 수축기(최고) 혈압이 다를수록 동맥이 더 많이 좁아지는 등 관련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구체적으로 그 위험수위를 수치까지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 두 팔 사이 수축기 혈압이 1mmHg 더 차이 날수록 10년 내 새롭게 심장마비나 협심증,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1%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국제 표준 지침에는 양팔 간 수축기 혈압 15mmHg의 차이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임계값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과 달리 10mmHg 차이로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크리스토퍼 클라크(Christopher Clark) 엑시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팔 사이의 혈압 차이가 클수록 심혈관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규명했다”며 “현재 국제 지침에 따라 환자의 심혈관 위험을 평가할 때 양팔을 모두 측정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권고들은 종종 무시되고 보통 한 팔의 혈압만 측정된다”고 말했다.
클라크 교수는 “혈압 검사 시 양팔 혈압을 모두 재는 것은 어느 환자가 앞으로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너무나 중요하다. 양팔 혈압을 모두 재고 그 수축기 혈압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보편화돼야 한다. 나머지 한 쪽 팔 혈압을 측정하는 약간의 시간이 생명을 살릴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고혈압(hypertention) 12월 2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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