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지배력 강화 나선 제약업계 … 후계자 힘 실어준다
오너가 지배력 강화 나선 제약업계 … 후계자 힘 실어준다
한미약품, 임주현·종훈 사장 승진 … 세남매 모두 사장

녹십자그룹, 허용준 사장 승진 … 형제 사장 체계 가동

셀트리온, 서진석 부사장 새 지주사 사내이사 선임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2.21 0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사들이 2021년 신축년을 앞두고 연말 및 신년 인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 사이 급증한 오너가 후계자들의 승진 인사가 올해도 이어졌는데, 이번에는 한미약품그룹과 녹십자그룹의 오너 2세 승진 인사가 눈에 띈다. 이들 회사는 오너가의 지배력을 강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 불안을 해소하고, 강력한 '탑다운' 방식의 경영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추진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약품 임주현(왼쪽), 임종훈 사장
한미약품 임주현(왼쪽), 임종훈 사장

#한미약품은 20일 임성기 회장의 장녀이자 외동딸인 임주현씨(74년생)와 차남인 임종훈 부사장(77년생)을 각각 한미약품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임주현 사장은 글로벌전략·HRD(인적자원개발)를 담담하고 임종훈 사장은 경영기획·CIO(최고투자책임자)와 한미헬스케어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이번 인사로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세 자녀는 모두 그룹의 사령탑을 맡게 됐다. 임 회장의 세 자녀(2남 1녀) 중 첫째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72년생)은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도 겸하고 있다.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한미약품 그룹의 수장은 임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총괄회장(48년생)이 맡고 있다. 그러나, 송 회장은 비제약 전공자(숙명여대 교육학과 졸업)인 데다 그동안 경영에 직접 참여한 경험이 없어 그의 회사 운용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 

이번 인사는 한미약품 오너가가 실무를 경험한 2세들을 경영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이러한 잡음을 잠재우는 동시에 그룹 내에서 상징성과 영향력이 막대했던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는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묘수라는 평가다.

#녹십자그룹은 이달 초 허용준 녹십자홀딩스(GC)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그룹의 지주사다. 허용준 사장은 지난 2009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1년 만에 대표직에 이름을 올렸다. 

허 신임 사장은 연세대와 미국 위스콘신대를 거쳐 2003년 녹십자홀딩스에 입사했다. 이후 2008년 상무이사, 2010년 부사장에 오른 뒤 2017년 대표이사에 선임돼 숙부인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룹의 전반적인 살림을 도맡는 지주사 대표로서 그룹 핵심인 GC녹십자를 이끄는 형 허은철 대표를 지원하고 있다.

 

GC녹십자그룹 경영진 (왼쪽부터) 허일섭 회장, 허은철 사장, 허용준 부사장.
GC녹십자그룹 경영진 (왼쪽부터) 허일섭 회장, 허은철 사장, 허용준 부사장.

허용준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녹십자그룹은 허용준 신임 녹십자홀딩스 사장과 허용준 사장의 형인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이 형제 경영 체계를 꾸리게 됐다. 허은철·용준 두 대표는 허일섭 GC녹십자 회장의 친형인 고(故) 허영섭 전 회장의 아들이다.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의 아들인 허진성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GCBT) 상무는 아직까지 사촌 형들에 비해 직위가 낮고 나이도 10살가량 어려서 경영수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외부 평가다. 특히 원래 GC녹십자 최대주주가 고 허영섭 전 회장이었던 만큼 허일섭 회장이 형의 아들들에게 먼저 경영자의 길을 열어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셀트리온 서진석 부사장
서진석 셀트리온 부사장

승진 인사는 아니지만,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수석 부사장은 지난 9월 설립된 새로운 통합지주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등기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인 오너 2세 경영 참여를 알렸다.

서정진 회장은 슬하에 서진석(36), 준석(33)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남인 서진석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올해 36살이다. 서울대 동물자원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한 뒤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에 입사해 생명공학 1연구소장을 맡았다.

2016년 셀트리온스킨큐어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2017년 10월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가 지난해 4월 셀트리온으로 복귀해 최근까지 제품개발부문장(미등기 이사)을 맡았다.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는 1987년생으로 올해 33살이다. 어린 나이에도 입사 2년 만에 과장에서 이사로 승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7년 박사급 과장으로 셀트리온연구소에 입사했으며, 현재 생산업무를 지원하는 운영지원 담당 부서의 미등기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올해 말 은퇴를 예고한 바 있다. 은퇴 이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자식들은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에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서진석 부사장이 향후 서 회장의 지분과 그룹 회장직을 넘겨받아 셀트리온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서 회장의 '소유·경영' 분리 의지가 확고한 데다 자녀에게 지분 증여를 위해서는 막대한 증여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 회장 은퇴 이후 한동안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에 신약 개발 붐이 일면서 투자가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결정권자의 역할과 속도가 중요해졌다"며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경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오너가들은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후계자 승진은 이를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