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주말인 18일(현지시각) 사상 최초로 ‘진행성 전립선암(advanced prostate cancer)에 대한 경구 투여 치료제를 승인했다.
‘진행성 전립선암’이란 전립선암이 전립선 밖으로 이미 퍼져 수술을 해도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진행성 전립선암‘ 환자에게는 수술을 시행하는 의미가 없어 주로 주사를 통한 호르몬 투여 요법을 사용하는데 이번에 처음 경구 투여제가 승인된 것이다.
승인된 약물은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마이오반트 사이언스(MYOVANT SCIENCE)가 만든 ‘오르고빅스’(Orgovyx, 성분명 릴루고릭스/relugolix)다. ‘오르고빅스’는 경구용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 수용체 길항제로 하루 한 번 복용한다.
‘오르고빅스’는 임상 3상 HERO 연구에서 1차 효능 평가변수와 주요 2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했다.
임상은 48주 동안 930명의 진행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622명에게 ‘오르고빅스’120mg를 1일 1회씩, 308명에게는 ‘르프롤라이드’(leuprolide)를 3개월에 한 번씩 주사했다. ‘르프롤라이드’는 지금까지 진행성 전립선암의 표준치료제로 쓰여온 주사제다.
1차 평가변수 반응자 분석에서는 하루 한 번 ‘오르고빅스’를 투여 받은 남성 중 96.7%가 거세 수준의 지속적인 테스토스테론 억제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세수준의 테스토스테론 억제 기준은 5주부터 48주까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50ng/dL 이하로 억제된 환자로 정의됐다.
‘오르고빅스’는 또 5개의 주요 2차 평가변수에서 지금까지 ‘르프롤라이드’ 대비 우수성을 입증했다.
‘오르고빅스’ 투약 그룹은 치료 시작 며칠 만에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진 반면 ‘르프롤라이드’ 주사 그룹은 치료 시작 29일째에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원하는 수준(50ng/dL)까지 떨어졌다.
약을 중단한 후에는 ‘오르고빅스’ 투약 그룹이 ‘류프롤리드’ 투약 그룹보다 훨씬 빠르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18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 회복 수준의 변동을 관찰한 결과, 치료 중단 90일 후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준은 오르고빅스 투여군에서 288.4ng/dL, ‘르푸롤라이드’ 투여군에서 58.6ng/dL이었다.
‘오르고빅스’ 투약집단은 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 미만으로 ‘르프롤라이드’ 그룹의 약 6%에 비해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FDA 우수종양학센터(Oncology Center for Excellence) 리처드 파듀(Richard Pazdur) 소장은 18일 “오르고빅스의 승인으로 치료를 위해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암에 걸린 환자들이 집에 머물면서 감염 위험을 피하며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