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세포가 침입한 바이러스를 스스로 파괴하는 자가포식(autophagy) 과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유전자가 발견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 유전자의 활동 기전을 이용한 후속연구가 이어진다면 코로나19등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획기적 치료법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 사우스웨스턴캠퍼스(UT Southwestern) 연구팀은 모기로 인한 질병을 유발하는 대표 바이러스인 헤르페스 심플렉스 바이러스 1형(HSV-1)과 신디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우리 몸 속 세포를 관찰해 바이러스 침투에 반응을 보이는 1만8000개 이상의 유전자를 분류했다. 이어 연구팀은 그동안의 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이 유전자 중 자기포식 과정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216개의 유전자를 특정해 분석 범위를 좁힌 뒤 이 유전자들이 조절하는 생물학적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16개 유전자 중 넥신5(nexin 5)가, 세포 외부에서 내부로 바이러스 등 물질이 침투하는 경로를 인지하고 분류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넥신5'는 그동안 세포 플라즈마막에 자리잡은 단백질이 재활용되는 것을 돕는 유전자로만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침입 물질에 대한 자가포식 과정을 위해서는 이들을 분류하는 ‘nexin 5’의 역할이 필수적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이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세포에서 ‘nexin 5’을 삭제한 뒤 세포의 자가포식 과정을 관찰했다. 그러자 세포 속 HSV-1과 신드비스 바이러스에 대한 자가포식 활동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세포내 노폐물, 퇴행성 단백질이나 수명이 다하거나 변성되어 기능이 저하된 세포소기관들에 대한 자가포식 작용은 정상적으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nexin 5’ 가 외부침입물질에 대한 분류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바이러스에 대한 자가포식 현상은 작동할 수 없기에, ‘nexin 5’가 자가포식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를 사멸하게 하는 핵심 유전자라고 결론지었다.
이어 연구팀은 지카(Zika), 웨스트 나일(West Nile), 치쿤군야(chikungunya), 소아마비 바이러스(poliovirus), 콕사키 바이러스 B3(Coxsackievirus B3) 그리고 인플루엔자 A(influenza A)에 대해서도 ‘nexin 5’를 제거한 뒤 자가포식 과정을 관찰하는 실험을 수행했고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 수석저자인 샤오난 동(Xiaonan Dong) UT Southwestern 의과대학 내과 조교수는 “세포가 자연적으로 바이러스를 흡수하고 분해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며 “이를 근거로 앞으로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항하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