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 초대형 공룡기업 탄생 예고
국내 제약업계 초대형 공룡기업 탄생 예고
최태원의 SK그룹, 재벌기업 파워 과시

SK팜테코, 프랑스 CMO 기업 인수 추진

SK바이오팜, 신약개발 성과 '줄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 최대 백신 기업 부상

SK플라즈마, 혈액제제 시장 대대적 공략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2.17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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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재벌그룹 SK가 거대 자본과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제약업계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제약·바이오사업을 점찍은 SK그룹은 신약 및 백신 분야에서 이미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제약업계에 새로운 공룡 기업 탄생을 예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SK의 CMO 통합법인 SK팜테코는 프랑스 유전자 세포 치료제 CMO인 이포스케시(Yposkesi)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현재 독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케미컬 의약품을 중심으로 CMO 시장을 공략해왔던 SK그룹이 바이오 CMO 기업을 직접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포스케시는 유전자·세포치료제 분야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CMO 기업이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생산 플랫폼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랑스 파리 남부의 바이오 허브에 약 5000㎡ 부지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생산 시설 확장이 마무리되면 유럽 최대 규모의 유전자·세포 치료제 생산 설비를 갖춘다.

SK그룹은 앞서 지난 2017년 BMS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을, 2018년 미국 앰팩(AMPAC)을 각각 인수한 바 있다.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 SK는 CMO 시장에서만 잇달아 3건의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딜을 단행한 기업으로 등극하게 된다.

SK그룹은 현재 비상장 자회사인 SK팜테코를 통해 의약품 CMO 사업을 벌이고 있다.

SK팜테코는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세워진 회사다.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팩을 통합해 한국, 유럽, 미국에 흩어져 있던 의약품 CMO를 하나의 브랜드로 관리하기 위해 설립됐다. 국내 CMO 기업 중 미국에 본사를 둔 것은 SK팜테코가 유일하다.

SK그룹의 CMO 사업 통합 매출은 지난 2017년 1094억원에서 2018년 4873억원, 지난해 5554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5~20%가량 성장해 약 6400억~7000억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SK그룹은 SK팜테코 설립으로 CMO 사업을 통합해 시너지를 노릴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CMO를 넘어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사업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분야는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CDMO 기업에 생산과 제제 개발 등을 동시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SK팜테코가 바이오 의약품 CMO 기업인 이포스케시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할 경우 그동안 추진해온 CDMO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SK팜테코의 버지니아주 소재 생산설비 전경
SK팜테코의 버지니아주 소재 생산설비 전경

최태원 회장이 이끌고 있는 SK그룹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보여주고 있는 '광폭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SK그룹이 보유한 제약·바이오 분야 계열사들은 모두 굵직한 성과를 도출하며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최고 자리를 넘보고 있다.

SK그룹의 제약·바이오 계열사 중 최근 수년 새 가장 두각을 보인 회사는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와 수면장애 치료 신약 '수노시'(솔리암페톨)을 허가받아 판매를 시작했다.

이 중 '엑스코프리'는 국내 기업이 혁신 신약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 New Drug Application)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판매도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직접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1위 백신 기업인 GC녹십자를 바짝 따라잡으며 왕권 도전에 나선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은 1833억원으로 전년(1399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올해 3분기에는 전년 동기(1283억원) 대비 26% 증가한 1619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GC녹십자의 지난해 백신 부문 매출 3002억원, 올해 3분기 누적 백신 부문 매출 2706억원보다는 작은 금액이지만, GC녹십자가 매출액 1200억원에 육박하는 백신 3종(MSD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가다실9' 및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의 판권을 HK이노엔에 내주면서 내년에는 매출이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1위 추월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참고로 SK바이오사이언스도 MSD와 공동판매하던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텍' ▲A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 '박타' ▲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 혼합 바이러스 백신 '엠엠알' ▲폐렴구균 백신 '프로디악스-23' 등 백신 4종의 판권을 HK이노엔에 넘겨줬으나, 이들 품목의 지난해 매출액은 237억원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근 성장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데, 상업화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어 향후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내는 물론,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혈액제제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계열사인 SK플라즈마가 관련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SK플라즈마는 지난 2015년 물적분할을 통해 SK케미칼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다. 출범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2015년 33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6년 552억원, 2017년 645억원, 2018년 800억원, 2019년 9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경북 안동 바이오산업 단지에 약 1500억원을 투자해 혈액제제 신공장을 완공하고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신공장 건설 이후 SK플라즈마의 혈액제제 생산 규모는 연간 60만 리터로 확대됐다. 기존 대비 약 500% 늘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조달사업을 통해 자사의 혈액제제 의약품 '알부민'을 처음으로 수출했다. 국내 제약 기업이 나토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플라즈마는 올해 6월 나토 조달청의 '아프간군 신탁기금(ANATF) 의약품 조달사업'에서 최종 공급자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브라질 정부의 2020년 혈액제제 입찰에서 면역글로불린 '리브감마-에스앤주'(IVIG-SN) 공급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수년 전만 해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그다지 두각을 보이지 못하던 회사였다"며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 국내 제약업계를 견인하는 공룡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 방향을 확정한 재벌기업의 추진력과 사업 진행 속도를 실감케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벌그룹인 SK가 이처럼 제약·바이오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만큼 관련 분야가 유망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SK그룹의 성공 사례는 다른 기업들은 물론, 산업 생태계 전반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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