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플랫폼 기술로 신약개발 해법 찾는다
바이오벤처 플랫폼 기술로 신약개발 해법 찾는다
제약업계, 공동연구 협약·체결 및 투자 잇따라

AI·양자역학·단백질분해 등 혁신 플랫폼 '인기'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2.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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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난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케미컬 의약품은 이미 '나올 약은 다 나왔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바이오 의약품은 구조적 복잡함 때문에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자체 역량만으로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가 한계에 이른 상황. 국내 제약사들은 바이오벤처 기업이 보유한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에서 갈수록 어려워져가는 신약 개발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전문업체 '퀀텀인텔리전스'(QIC)와 신약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QIC가 보유한 양자역학 기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신약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이 플랫폼 기술은 물리화학 기반 3D 양자 계산 알고리즘을 적용한 AI 신약개발 기술이다. 실제 화합물 전자 분포를 가장 유사하게 계산해 구조를 구현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QIC는 이미 이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비소세포성 폐암과 면역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한 바 있다. 또한 캐나다 생명공학 기업인 '48아워 디스커버리'(48Hour Discovery), 국내 건강기능식품업체 '메디오젠' 등과 다수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양자역학 플랫폼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보령제약은 이번 협약을 통해 화합물의 성질을 정확하게 예측해 신약 후보물질 도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바이오벤처 보로노이와 'STAT3 프로탁'(PROTAC·Proteolysis-targeting chimera) 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자사가 개발 중인 'STAT3' 표적 저분자 항암신약 후보물질에 보로노이의 단백질 분해 기술인 '프로탁'을 적용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프로탁은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저분자 화합물 기반의 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기존 표적항암제로 특정 단백질을 조절할 수 없거나, 장기간 복용 시 내성이 생기는 단점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기술이다. 

보로노이는 자사의 프로탁 기술을 활용해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STAT3' 표적 저분자 항암신약 후보물질의 화합물 설계, 합성, 임상 후보물질 도출을 담당할 예정이다.

STAT3는 암세포의 성장, 증식, 전이, 약제 내성 형성에 관여하는 다수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전사인자)이다. JW중외제약은 STAT3를 억제하는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해 비임상 시험과 약물 생산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K케미칼, #SK바이오팜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 계열사를 둔 #SK그룹도 단백질 분해 플랫폼에 관심을 두고 있다.

SK는 최근 미국 바이오벤처인 로이반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로이반트에 2억달러(한화 약 22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기존 합성·바이오 의약품은 표적 단백질의 기능을 저해하는 방식이지만,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 자체의 분해를 유도하는 새로운 개념의 신약이다. 기존 약물 대비 월등한 효능을 자랑하고 내성 문제도 없어 상업화에 성공 시 기존 난치병의 치료 수준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수많은 단백질에 대한 방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빠르고 정확한 AI 플랫폼은 필수다. SK가 로이반트와 손을 잡은 이유다.

로이반트는 AI(인공지능)∙DT(데이터기술) 플랫폼과 임상개발 전문가 그룹 등을 활용해 10년 이상 소요되는 기존 제약사의 신약 개발 과정을 크게 줄이는 사업모델로 제약업계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선도 기업 중 유일하게 AI 플랫폼을 갖춘 점이 다른 글로벌 빅파마보다 신약 개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 리스크도 줄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현재 6개의 질병 단백질에 대해 AI를 활용한 단백질 분해 신약을 개발 중이다.

SK는 기존 제약·바이오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로이반트가 가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결합해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시장에서 글로벌 선도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벤처의 플랫폼 기술에 관심을 보여 협약이나 계약을 체결한 제약사는 이미 여러 곳이다. 그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라며 "여러 벤처기업과 손을 잡아 다수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려는 제약사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망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 신약 개발 역량을 좌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제약사와 그렇지 않은 제약사의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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