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프렉사' 소송, 대법원은 이렇게 말했다
'자이프렉사' 소송, 대법원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릴리, 독점적 통상실시권자 아냐"

"한미약품·명인제약 제네릭 조기 출시 위법성 없어"

"'자이프렉사' 약가인하, 관련 제도 따른 것에 불과해"

대법원, 릴리 측 주장 모두 부정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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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
대법원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특허소송 2심 결과에 기반한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의 제네릭 출시 행위는 위법하지도 않거니와 오리지널인 한국릴리 '자이프렉사'(올란자핀)의 약가인하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도 볼 수 없다."

제약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자이프렉사' 약가인하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법원 재판부는 이렇게 판단했다. 한미약품과 명인제약 사건은 서로 다른 재판부에 배당됐으나, 결과는 동일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일라이 릴리의 한국지사인 한국릴리가 '자이프렉사' 특허의 독점적 통상실시권자에 해당하는가, 두 번째는 특허소송이 확정되기 전 제네릭 출시가 위법행위인가, 세 번째는 제네릭 출시와 오리지널 약가인하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가 등이다.

먼저 대법원은 한국릴리를 '자이프렉사' 특허의 독점적 통상실시권자가 아닌 비독점적 통상실시권자로 판단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고 봤다. 

앞선 2심에서 한미약품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국릴리에 대해 비독점적 통상실시권자라는 판결을, 명인제약의 사건을 맡은 특허법원은 독점적 통상실시권자라는 판결을 내놓으며 의견이 갈린 바 있다.

한국릴리는 이번 소송에서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은 한국릴리가 '자이프렉사' 특허와 관련해 일라이 릴리로부터 부여받은 독점적 통상실시권을 침해했다"며 "이로 인해 법률상 보호 가치 있는 약제 상한금액에 대한 이익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법원 재판부는 "일라이 릴리가 한국릴리 외의 제3자에게 통상실시권을 부여하지 않을 부작위 의무를 부담하기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약정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한국릴리를 독점적 통상실시권자로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이 특허소송이 확정되기 전 제네릭을 출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관련 제도에 따른 것으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이 관련 제도의 규정에 따라 제네릭 출시일을 앞당긴 것일 뿐, 오리지널 제품에 대해 약가인하라는 손해를 입히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특허법원 판결에 근거해 '자이프렉사'의 특허 만료일인 2011년 4월 24일보다 5개월 앞선 2010년 11월 제네릭을 출시했다.

명인제약은 '자이프렉사' 특허에 도전한 제약사는 아니다. 그러나, 한미약품이 특허법원에서 '자이프렉사' 물질특허 무효 판결을 받아내자, 당초 '자이프렉사' 특허 만료 이후로 계획했던 제네릭 출시일을 2010년 12월로 앞당겼다.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의 제네릭 조기 출시로 '자이프렉사'의 약가는 2011년 2월 20% 인하됐다. 특허만료일이 아직 2개월가량 남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로부터 1년 뒤, 한미약품의 승소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자이프렉사' 특허를 무효로 판단한 특허법원 판결을 파기환송했고, 특허법원이 이를 수용하면서 '자이프렉사'의 특허는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은 '자이프렉사'의 특허를 침해해 제네릭을 판매한 셈이 됐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재판부는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은) 특허법원이 진보성 부정 판결을 선고하자 이를 근거로 제네릭을 약제급여목록표 등재 후 즉시 요양급여 대상 약제로 판매할 수 있는 사유로 예시한 '특허분쟁의 승소 가능성 등'을 소명해 판매 예정 시기 변경 신청을 한 것"이라며 "이러한 행위를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제네릭 판매 예정 시기 변경신청은 오리지널의 상한금액을 인하해 달라는 약제 상한금액 조정신청이 아니다"라며 "제네릭의 상한금액은 관련 규정에 따라 최초 등재 품목인 오리지널 제품 상한금액의 일정 비율로 정해지므로,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이 '자이프렉사' 상한금액 인하라는 손해를 가할 의도로 판매 예정 시기 변경신청을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이 '자이프렉사'의 약가인하를 의도해 제네릭을 조기 출시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만큼 제네릭 조기 출시와 약가인하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자이프렉사' 약가인하는 약제급여목록에 최초로 등재된 의약품의 특허 무효가능성이 소명되면 제네릭을 약제급여목록표 등재 후 즉시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관련 제도에 따른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법원 재판부는 "최초 등재 의약품의 상한금액을 조정하는 단계에서 '제네릭 의약품이 최초등재제품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을 것'은 별도의 요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이프렉사'의 약가가 특허만료 전 제네릭 출시로 조기 인하된 것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약가인하 고시를 했기 때문이지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이 제네릭을 제조·판매했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한미약품과 명인제약의 제조·판매 행위가 '자이프렉사' 약가인하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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