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 제약업계, ‘올드 OTC’ 부활 노린다
구관이 명관 … 제약업계, ‘올드 OTC’ 부활 노린다
유한양행, 감기약 '콘택' 리뉴얼 출시

안국약품, 중국 진출 및 판매제휴로 '토비콤' 활로 모색

광동제약, '솔표우황청심원' 재출시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1.20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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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한양행 '콘택', 안국약품 '토비콤', 광동제약 '솔표우황청심원'
(왼쪽부터) 유한양행 '콘택', 안국약품 '토비콤', 광동제약 '솔표우황청심원'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 '우루사', #일동제약 '아로나민', #삼진제약 '게보린', #보령제약 '겔포스' 등은 유명 제약사들의 간판 제품이면서 세대를 관통하는 일반의약품(OTC)이다. 

그런데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간판 OTC이면서도 시장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제품들이 있다. 회사의 내부 사정이나 치열한 신제품 경쟁 탓에 회사의 주력 품목에서 밀려나며 소비자들의 기억에서도 점차 잊혀져가는 올드 브랜드들이다. 

매출이나 시장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그동안 회사의 얼굴 역할을 해온 만큼, 제약사들은 사실상 명맥만 이어가는 수준에서 이들 품목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최근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NEWTRO, NEW+RETRO) 열풍이 불면서 이러한 제품이 시장에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했던 것처럼 제약사들은 새로운 시대적 유행에 힘입어 올드 브랜드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걸렸닥 하면 생각나는 콘택600"

#유한양행은 초기 감기약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콘택'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다시 다가가기 위해 '콘택골드' 제품 패키지를 리뉴얼했다.

이 패키지는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명을 강조한 금색을 사용했다. 제품 패키지 하단에는 알약 색상과 동일한 빨간 색상으로 포인트를 줬고 '콘택' 패키지의 특징이었던 알약의 시계화를 다시 표현해 콘택 브랜드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단지함 내부의 PTP포장도 기존 제품과 다르게 금색 바탕에 약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넣어 브랜드의 인지도 향상과 디자인 차별화를 시도했다.

'콘택'은 1967년 제품이 발매된 이후 '12시간 지속 감기약, 걸렸구나 생각되면 콘택' 등 광고를 통해 국내 감기약 시장을 석권했던 유한양행의 주력 브랜드였다. 당시에는 '콘택600'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됐는데, 2000년대 초까지 연간 매출액이 100억~13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04년 8월 페닐프로판올아민(PPA) 성분 감기약들이 뇌졸중 발병 가능성으로 판매 중지되면서 함께 자취를 감췄다가, 2006년 PPA 성분을 제거한 '콘택골드'로 재탄생했다.

'콘택골드'는 벨라돈나알칼로이드, 말레인산클로르페니라민, 염산페닐에프린 등 3가지 성분이 이상적으로 배합돼 있으며 재채기, 콧물, 코막힘, 눈물, 인후통, 머리무거움 등 초기 감기, 비염, 부비동염에 빠르고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초기 코감기약이다.

유한양행은 '콘택골드' 리뉴얼 제품 출시 이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며 감기약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걸렸구나 생각되면 콘택'이라는 과거 광고문구를 활용하는 레트로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눈 영양제 토비콤

#안국약품은 브랜드 가치에 비해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는 국민 눈영양제 '토비콤'을 중국 시장에 출시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토비콤 에스'와 '토비콤 골드'를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 글로벌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티몰 글로벌은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중국 최대 해외 직구 전자상거래 쇼핑몰이다. 국내 OTC 제품의 입점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후 징동, 샤오홍수 등 중국 내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 입점과 인플루언서(왕홍)를 활용한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현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안국약품은 '토비콤'의 국내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일반의약품 강자 중 하나인 경남제약과 판매제휴 계약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경남제약은 '토비콤에스'의 약국영업을 담당하고, 안국약품은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1984년 발매된 '토비콤'은 안국약품의 오늘이 있기까지 '대표품목이자 효자품목'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출시 이후 지난 30년간 국민 눈건강 지킴이로 자리 잡으며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자랑했지만, 눈영양제 관련 건강기능식품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시장 입지가 줄어든 상태다.

 

"제비 몰러 나간다" ... '솔표우황청심원'

#광동제약은 명맥이 끊길뻔한 조선무약의 유명 일반의약품인 '솔표우황청심원'의 상표권을 인수해 최근 제품을 재출시했다.

광동제약이 내놓은 '솔표우황청심원'은 솔표가 가진 기존의 이미지는 유지하되 디자인 측면에서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 고급화했다.

1925년 조선무약의 창업과 함께 선보여 대표적인 장수 의약품 중 하나로 꼽혔던 '솔표우황청심원'은 90년대 중반 청심환 시장에서 1위를 달리던 제품이다. '제비 몰러 나간다.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는 광고 문구로도 유명하다.

당시 제조사였던 조선무약을 국내 최고의 한방제약사로 만든 1등 공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황청심환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지난 2000년 의약분업제도 정착 과정에서 조선무약이 부도를 내면서 솔표 우황청심원도 회사와 운명과 함께 사라졌다.

역사의 한 페이지로만 남을 뻔했던 '솔표우황청심원'은 광동제약이 상표권을 인수하면서 다시 한번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십년간 인지도를 쌓아온 간판 제품의 브랜드 가치는 사실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이러한 제품은 그 자체가 기업의 역사이고, 기업을 홍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며 "매출이나 시장 점유율이 낮은 제품이더라도 기회가 찾아온다면 적극적으로 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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