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대만 연구팀이 위암 전이를 가져오는 2가지 핵심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발견하고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약물을 이용해 종양 성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전이를 막을 수 있는 맞춤형 치료의 길을 열였다.
위암 세포가 확산되고 전이되는 주요 원인은, 마치 자동차의 브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종양 억제 단백질인 인산염과 PTEN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효소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암세포가 증식하고 팽창해 상당히 위험한 전이성 종양으로 성장한다.
대만 국립 칭화대학교(National Tsing Hua University) 왕 웬칭(Wang Wen-ching) 교수팀은 위암 환자 300여 명의 임상 자료에서 도출한 3만 개 이상의 잠재적 유전자 작용 매커니즘을 분석해 이 두 가지 단백질의 정상적 역할을 막아 위암의 성장과 진행이 촉진되는 생물학적 경로를 밝혀냈다.
분석 결과, 두 효소 PHF8과 PKCα가 위암이 전이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위암 조직의 약 40%에서 발견되는 PHF8은 PKCα 급증을 가져오고 이어 마치 제동기계가 고장난 것처럼 ‘PTEN’ 손실을 유발해 전이를 유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바이오마커를 억제하는 방법까지 찾아냈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쉬와 쥐 대상 실험을 통해, 3년 전 FDA가 혈액암 치료제로 승인한 미도스타우린(midostaurin)이 PKCα의 활성도를 낮춰 종양을 위축시키고 암의 추가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를 이끈 왕 웬칭 교수는 “현재까지는 위암을 치료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가 1개뿐이며 그나마도 전 세계 환자의 20% 미만에 적합하다. 거기다가 대만에서 이 수치는 8%로 떨어진다”며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좀 더 정밀한 치료법을 찾는 돌파구는 학제간 협업을 통해 찾아낼 것”이라고 향후 연구 계획을 밝혔다.
이런 작업까지 마치면 위암 정복을 위한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