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 뒤의 어두운 그림자 ... 과당에 의한 암전이 경로 규명
달콤함 뒤의 어두운 그림자 ... 과당에 의한 암전이 경로 규명
과당 – KHK-A – 유전자 조절로 이어지는 새로운 경로 밝혀져
  • 임도이
  • admin@hkn24.com
  • 승인 2020.11.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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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완 교수
박종완 교수

[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과당을 많이 섭취한 생쥐에서 두드러지는 유방암 전이의 분자적 기전이 밝혀졌다. 서울대 의과대학 박종완 교수 연구팀이 유방암 세포와 유방암 이식 생쥐모델을 이용해 과당에 의해 억제된 유전자의 발현이 암전이를 촉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간 과다한 과당 섭취가 대사질환 이외 유방암, 대장암, 폐암 등 여러 암의 발병과 진행에 관련이 있다는 역학적 연구결과는 보고된 바 있지만, 그 구체적인 기전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과당 : 자연적으로 과일, 꿀 등에 존재하며,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사용된다. 인스턴트 식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과당의 섭취도 증가하고 있으며, 비만, 지방간, 당뇨병 등 여러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설탕 역시 체내에서 과당으로 분해된다.

연구팀은 과당을 대사시키는 효소(KHK-C)와 구조적으로 상당히 유사하지만 과당을 대사시키지 않는 과당인산화효소(KHK-A)의 진짜 표적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했다. 간 같은 대사기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직에서 이 효소가 생성되는 만큼 중요한 역할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연구결과, 생쥐에게 과당을 섭취한 경우라도 이 효소가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암 세포가 이식된 생쥐에서는 다른 기관으로의 전이가 왕성하게 일어났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분자생물학 기법을 이용해 이 효소가 과당이 아닌 핵 속 단백질 YWHAH을 번역 후 변형(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가운데 25번 아미노산 세린 잔기를 인산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또 핵 속 단백질이 변형된 결과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암 억제 유전자인 세포표면접착단백질(E-cadherin)의 발현이 억제되면서 암세포의 이탈을 촉발하는 사실도 밝혀냈다.

암세포는 왕성하게 증식하던 일부 암세포가 기존에 존재하던 암 조직을 이탈, 혈관으로 진입하면서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데, 이 과정은 세포와 세포를 이어주는 접착단백질이 감소하면서 시작된다.

실제 이 효소에 의해 번역 후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돌연변이 단백질(YWHAH)을 가진 생쥐모델에서는 과당의 과도한 섭취에도 불구하고 암전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실제로 암환자가 어느 정도까지 과당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할까. 과당에 의한 암전이 경로를 밝힌 이번 연구성과는 생쥐모델을 이용해 15% 가량의 과당 혼합물을 이용해 이뤄진 것으로, 연구팀은 “실제 암환자가 영양보충을 위해 과당이 함유된 식단을 이용하는 경우 어느 정도의 과당 섭취가 적당한지 알기 위해서는 생쥐모델이 아닌 사람에서의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0월 28일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의 교신 저자는 박종완 교수(서울대 의과대학), 제1저자는 서울대학교 김지영(서울대 의과대학) 석박통합과정과 강정민 박사(서울대 의과대학)다. 

 

KHK-A를 발현하는 암세포 이식 마우스 모델을 통해 확인한 암 전이에서의 과당의 역할. KHK-A가 과발현하는 사람 유방암 암세포를 생쥐모델의 유방에 이식한 후, 과당을 포함한 물을 공급하였다. 물 또는 포도당을 공급하였을 때와는 달리 과당을 공급하였을 때, KHK-A가 과발현 하는 암세포가 이식된 생쥐모델에서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는 정도가 훨씬 심하였다.
[KHK-A를 발현하는 암세포 이식 마우스 모델을 통해 확인한 암 전이에서의 과당의 역할] 
KHK-A가 과발현하는 사람 유방암 암세포를 생쥐모델의 유방에 이식한 후, 과당을 포함한 물을 공급하였다. 물 또는 포도당을 공급하였을 때와는 달리 과당을 공급하였을 때, KHK-A가 과발현 하는 암세포가 이식된 생쥐모델에서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는 정도가 훨씬 심하였다.
본 연구에서 규명된 ‘Fructose – KHK-A - YWHAH’신호전달 체계.  과당은 세포 내로 들어왔을 때 KHK-A가 핵 이동인자인 LRRC59/KPNB1과 결합하는 것을 촉진한다. 이후 KHK-A는 세포 핵 내로 이동하여 YWHAH의 25번 세린 잔기를 인산화하고 YWHAH는 SLUG과 결합하여 암억제 유전자인 CDH1의 전사를 통제함으로써 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암의 전이가 촉진된다.
[본 연구에서 규명된 ‘Fructose – KHK-A - YWHAH’ 신호전달 체계] 
과당은 세포 내로 들어왔을 때 KHK-A가 핵 이동인자인 LRRC59/KPNB1과 결합하는 것을 촉진한다. 이후 KHK-A는 세포 핵 내로 이동하여 YWHAH의 25번 세린 잔기를 인산화하고 YWHAH는 SLUG과 결합하여 암억제 유전자인 CDH1의 전사를 통제함으로써 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암의 전이가 촉진된다.

 

[박종완 교수 이너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암세포는 빠른 증식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량의 포도당이 필요하다. 포도당이 완전히 분해되면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한다. 그러나 포도당이 불완전 대사를 거치면 DNA 합성에 필요한 중간 대사체가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DNA 복제를 많이 해야 하는 암세포들은 포도당을 다량 흡수하여 불완전 대사를 시킨다. 결국 암덩어리 속에는 포도당이 부족할 수밖에 없게 되고 암세포는 다른 에너지원을 찾게 된다. 바로 과당이 포도당의 대체 에너지원이다. 그렇다면 과당이 암세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본 연구를 시작하였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KHK-C 효소는 과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첫 번째 단계에 참여한다. 이 효소는 세포질에 머물러서 과당에 인산을 붙이는 역할을 한다. KHK-C와 거의 동일한 구조를 가진 KHK-A도 있다. 그러나 KHK-A는 과당과 결합력이 매우 약하여 실제로 세포안에서 과당을 대사할 능력이 없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모든 세포들은 다량의 KHK-A를 가지고 있다. KHK-A의 역할이 무엇일까? 아마도 과당 대사 외에 다른 기능이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었다. 본 연구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KHK-A의 기능이 밝혀진 것이다. 즉, KHK-A는 과당이 아닌 신호 단백질에 인산을 붙혀서 세포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과당이 출발신호를 알리면 KHK-A가 신호전달을 일으키는 과정을 일반화시키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세포의 유전자 발현이 능동적으로 조절되어 세포의 기능이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1. 본 연구는 암의 진행을 멈추기 위해 환자에게 어떠한 음식을 권해야 하는가? 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다. 아마도 지나치게 단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 연구처럼 영양과 암 진행에 관한 연구의 결과가 계속 나오게 되면, 보다 과학적인 암환자 식단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2. 본 연구와 더불어 현재까지 보고된 KHK-A 관련 연구들을 살펴보면 KHK-A가 암을 진행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본 연구에서는 KHK-A가 ‘DDMA’라는 아미노산 서열을 인식하여 단백질을 인산화 하는 것을 규명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암의 진행을 멈추게 하는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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