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끌어온 보툴리눔 전쟁 10일 후 최종 판결
2년 끌어온 보툴리눔 전쟁 10일 후 최종 판결
대웅제약 對 메디톡스, 2019년부터 ITC 소송 ... D-데이 19일

최근까지 의견서 및 추가자료 제출 … 국내 법원도 예의주시

양사 모두 항소심 각오 … 패소시 회복 어려운 타격 입을 수도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1.09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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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이끌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국내외에서 각각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2019년 1월부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분쟁이 종국에 이르렀다. 최종 판결까지 불과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양사는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ITC 행정판사의 예비 판결 이후, 최근까지 의견서와 추가 자료 등을 제출하며 최종 판결을 담당하는 ITC 내부 위원회를 설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ITC 행정판사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고 판단하고,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주보'(국내 제품명 '나보타)의 10년 수입 금지를 권고하는 내용의 예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웅제약은 잘못된 예비 판결이라는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ITC 내부 위원회의 자료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예비결정의 판단 근거로 사용된 'SNP'(단일염기다형성) 분석의 한계를 지적하고, ITC의 관할권이 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분쟁에는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달리, 메디톡스는 예비 판결의 정당성을 내세운 의견서와 대웅제약의 불공정 경쟁 행위 등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고 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ITC 소송 패소 시 연방법원 항소라는 '플랜B'를 준비하고는 있으나, ITC의 최종판결이 양사의 보툴리눔 균주 분쟁 전반을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韓 법원, ITC 소송 예의주시
ITC 최종판결, 국내 소송에도 영향 전망

두 회사는 보툴리눔 균주 출처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ITC의 최종 판결이 국내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소송의 재판부가 ITC 소송의 진행 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송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는 지난 6월 양사가 ITC에 제출한 자료를 요청했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ITC에 낸 것과 동일한 자료를 국내 재판부에 제출했다.

국내 재판부가 ITC 소송의 진행 현황과 이 소송에 제출된 자료들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디스커버리'(Discovery, 증거개시) 제도와 관련이 있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재판 전에 당사자가 가진 소송 관련 증거를 서로 공개하는 것으로, 증거를 내지 않거나 인멸하면 징벌금 부과,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소송비용 전액 부담, 해당 당사자에게 유리한 증거의 불채택, 해당 당사자에게 불리한 추정(adverse inference) 등 강력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본안심리를 거치지 않고 패소 판결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ITC는 이 제도에 따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에 다양한 회사 내부 자료 제출을 요청했고, 양사는 소송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이를 철저히 따랐다.

그러나, 국내 재판에서는 기업들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증거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실체적 사실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렵고, 이로 인해 소송이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국내 소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17년 시작된 이 소송은 3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자료 제출 여부, 범위, 방법 등을 두고 양사가 대립하는 상황이 수차례 벌어졌다. 국내 재판부가 ITC 소송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국내 소송이 ITC의 최종 판결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ITC 소송 과정에서 양사가 제출한 다양한 증거 자료와 이를 근거로 한 최종 판결은 국내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ITC 항소심, 천문학적 비용 발생
어느 쪽이든 패소 시 '치명타'

ITC 소송의 최종 판결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소송 비용 때문이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모두 패소 시 항소심을 예고했는데, 항소심은 행정소송이어서 ITC 소송에서 패소한 제약사(원고)와 ITC(피고)가 당사자가 된다. 

ITC 소송에서 승소한 제약사는 당사자에서 제외돼 비용 부담이 사라지지만, 패소한 제약사는 항소심에 또다시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항소심은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서 진행되는데, ITC보다 소송 기간이 훨씬 길고, 공방도 더욱 치열하게 벌어진다. 그만큼 소송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메디톡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755억원으로, 전년 동기(993억원)보다 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던 실적이 ITC 소송의 영향으로 곤두박질한 것이다. 여기에 주력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메디톡신', '코어톡스'는 허가 취소 위기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ITC 소송에서 패소해 항소심까지 진행하게 될 경우, 메디톡스는 치명상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웅제약도 상황이 좋지 않다. 다수 악재 속에서도 실적은 선방하고 있으나, ITC 소송에서 패소해 항소심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추가 소송 비용이 발생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특히, ITC 소송과 관련해 최근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한 에볼루스가 해당 소송에서 패소하면 대웅제약을 상대로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 및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균주 분쟁은 국내 민·형사 소송, 미국 민사소송, ITC 소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ITC 소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며 "ITC의 최종판결은 연관된 다른 소송은 물론, 기업의 실적과 이미지, 주가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ITC의 최종판결은 오는 19일(현지시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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