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약물 전달 효율 높이는 새 미세구조체 개발
[단독] 약물 전달 효율 높이는 새 미세구조체 개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팀 성과

기생충이 숙주 창자에 달라붙는 원리에 착안

장 점막에 머무는 시간 획기적으로 늘어나

기존 2시간이던 점착 시간 12시간으로 6배 증가
  • 서정필
  • admin@hkn24.com
  • 승인 2020.11.0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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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여단계에서 육각형 모양(왼쪽)이던 구조체는 장 점막에 도달하면 오른쪽 사진처럼 스스로 구조를 변경한 뒤 점착해 약물을 충분히 배출한다. (사진=존스홉킨스대학교)
투여단계에서 육각형 모양(왼쪽)이던 구조체는 장 점막에 도달하면 오른쪽 사진처럼 스스로 구조를 변경한 뒤 점착해 약물을 충분히 배출한다. (사진=존스홉킨스대학교)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미국 연구팀이 기존보다 약의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미세 약물 운반체를 개발했다.

나노기술을 약물 전달 시스템에 접목해 위장까지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인 확장-방출 위장 발광법(Extended-release gastrointestinal luminal delivery)은 약물의 장내 흡수율을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분자나 원자 수준의 크기 구조체로 약을 운반하면서 운반 과정에서 손실 없이 장에 도달되는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장의 자연적인 운동 작용 때문에 약물 구조체가 장에 오랜 시간 머물지 못하고 바로 몸밖으로 배출되는 문제까지는 해결할 수 없었다. 

이에 존스홉킨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기생충이 숙주의 창자에 달라붙는 원리에서 착안해 위장에 도달하면 형태를 바꾼 뒤 장의 점막에 달라붙어 충분히 약물을 배출할 수 있는 새로운 운반 구초체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진통제인 '케토롤락 트로메타민'(ketorolac tromethamine)을 기존 구조체와 새로 개발한 구조체에 각각 담아 그 효과를 비교하는 동물실험 결과, 기존 구조체가 2시간 동안 장 점막에 머물렀던 데 비해 새 구조체는 12시간 동안 머물렀고 약물 배출 효율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착안한 기생충이 숙주 창자에 점착하는 모습(A,B)과 새로 개발한 구조체가 체내 장 점막에 점착하는 과정에 대한 모식도(C,D)

플로린 셀라루(Florin M. Selaru) 존스홉킨스 염증성 장질환센터 소장은 "정상적인 위장의 수축과 이완 과정때문에 애써 운반된 약물이 채 다 투여되기 전에 위장관을 통과해 버린다는 점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연구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물 실험을 통해 우리가 새롭게 만든 구조체의 반감기(약물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는 기존의 구조체보다 6배나 길어졌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함께 참여한 데이비드 그라시아스(David Gracias) 존스홉킨스대 휘팅공대 교수는 "전기신호를 통해 구조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봤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배터리나 안테나 등 부품들이 자리할 공간이 도저히 없었다"며 "우리가 개발한 구조체는 전기 신호 없이, 위장에 도달하면 육각형으로 형태를 바꾸고 장내 체온을 이용해 점착상태를 스스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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