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꾸로 가는 공공의료
[사설] 거꾸로 가는 공공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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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0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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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은 하루에도 10만명에 가까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4일 현재 사망자수도 24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은 하루에도 10만명에 가까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4일 현재 사망자수도 24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공공의료 확충은 여야 정치권이나 이념을 뛰어넘어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수준은 여전히 OECD 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는 현실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비중은 병상수 기준 8.9%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특히 공공의료 병상수가 오히려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17년 9.2%에서 2018년 9.1%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9.0% 이하(8.9%)로 떨어졌다. 늘려도 시원치않을 판에 역으로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주요 OECD 국가를 보면, 병상수 기준 영국은 100%, 캐나다는 99.3%, 프랑스는 61.6%를 공공의료가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민간보험에 의지하고 있는 미국조차도 공공의료 병상수가 우리보다 훨씬 높은 21.5%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 역시 그 비중이 27.2%에 달한다. 이런 걸 보면 과연 대한민국이 전국민 건강보험제도를 실시해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나라가 맞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내 병상수 및 의사인력 기준 공공의료 비중 추이] - (단위 : 개, %)

연도별

기관수

공공보건기관(A)

공공의료기관(B)

공공보건의료기관(C=A+B)

민간의료기관(D)

전체(E=C+D)

공공/전체(C/E)

병상수

2015

기관수

3,497

212

3,709

63,176

66,885

5.5%

병상수

423

61,650

62,073

612,563

674,636

9.2%

의사인력

3,616

11,827

15,443

122,533

137,976

11.2%

2016

기관수

3,492

220

3,712

64,751

68,463

5.4%

병상수

423

62,991

63,414

629,105

692,519

9.2%

의사인력

3,732

12,126

15,858

125,999

141,857

11.2%

2017

기관수

3,491

221

3,712

66,086

69,798

5.3%

병상수

409

64,385

64,794

636.948

701,742

9.2%

의사인력

3,874

12,307

16,181

129,983

146,164

11.1%

2018

기관수

3,496

224

3,702

67,379

71,099

5.2%

병상수

429

63,924

64,353

642,037

707,390

9.1%

의사인력

3,842

12,389

16,231

133,113

149,344

10.9%

2019

기관수

3,478

221

3,699

68,655

72,354

5.1%

병상수

341

62,240

62,581

642,003

704,584

8.9%

의사인력

3,505

12,691

16,196

135,693

151,889

10.7%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 실태는 지방의료원에서 잘 드러난다. 지방의료원의 대부분은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 규모다. 이는 중환자 치료 등 감염병 대응에 취약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도 어렵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공공의료를 개혁하라는 것이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지방의료원 등 지역 거점 공공병원의 병상수를 하루빨리 300병상 이상으로 확충하고, 노후 의료장비를 교체하는 등 감염병 대응 설비 구축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300병상 이상 공공병원을 전국 시·도별로 최소 1개소씩은 확충하고 있어야한다. 기존 공공병원이 적정 규모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를 증축하고, 시·도에 공공병원이 없을 경우 신설하거나 기존 민간병원을 매입하여 공공병원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교체 예산 제약 및 지방재정 여건 등으로 지방의료원의 의료장비 노후화율이 평균 39.6%에 달한다. 특히 의료장비 노후화율은 부산의료원이 26.6%, 충주의료원이 78.5% 등으로 그 편차도 커서 의료의 질 및 환자 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높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의료원의 MRI, CT, 초음파 진단기, 인공호흡기, 환자감시장치, 자동혈압기, 수술용 현미경 등 필수 의료장비를 매년 10%씩이라도 현대화해 진료 정확도를 높여야한다. 이를 위해 매년 국비와 지방비를 합해 614억원씩 3년간 총 1844억원이 필요하다. 2021년의 경우, 정부 반영분 46억 5000만원을 제외하고도 260억 5000만원의 증액이 더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허술한 공공의료 실태는 국립중앙의료원이라고 다르지 않다. 명실공히 국가 최고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장비 노후화율은 무려 31.0%에 달할만큼 사정이 심각하다. 연 60억원 규모의 의료장비 교체, 구매 예산 지원시 5년 이내에 내구연수 초과장비 비율을 20% 이내로 관리할 수 있지만, 이것 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공의료를 국가적 과제로 제시한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공공병원 확충 문제는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그만큼 공공의료 확충은 갈길이 먼 현실이다.

일례로 2021년 예산안에 공공병원 설립(신축) 예산은 아예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 대전의료원과 서부산의료원을 조속히 신축해야 함에도,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가 보조금 지급율이 50%에 불과한 지자체 역시 공공병원 확충에 소극적이다.

국가와 지자체, 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 등 공공기관에서 공공병원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하려면 ‘국가재정법’, ‘지방재정법’,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을 개정하여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확충이 이처럼 지지부진하자, 이제는 여당의원까지 나서서 그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4일 내년 예산안과 관련, “공공병원 신축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으면, 우선적으로 공공병원 증축 예산이라도 증액하고 지방 공공병원 간호인력 확충을 위한 인건비 증액도 반드시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의료 공급상황 및 병상 확대 목표 등을 고려한 증축대상 공공병원 11개소 중 정부 예산안(48억 9500만원)에 반영된 속초권, 충주권, 창원권, 서귀포권 4개소를 제외한 나머지 포천권, 순천권, 포항권, 파주권, 영주권, 남원권, 서산권 등 7개소의 증축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이를 위해 7개소 설계비 36억원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신종 감염병 사태로 너나 할 것 없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의 펜데믹 상황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앞으로 더많은 신종감염병이 출현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코로나19로 4일(한국시간) 현재 사망자만 23만명을 넘어선 미국처럼 우리도 엎친데 덮친격의 위기 상황이 매년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전체 병상수의 9.0%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공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의 90.9%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또 감염병 환자의 81.7%를 진료하고 있다. 이 정도의 상황이면 우리나라 공공병원은 의사도 간호사도 지칠대로 지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무슨말이 필요하겠는가.

답은 하나다.

공·공·병·원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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