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전성운] 흑연에서 ‘그래핀’을 결점 없이 떼어내는 새로운 박리법이 개발됐다.
아주대학교 이재현 교수, 목포대학교 손석균 교수, 삼성디스플레이 조성호 상무 공동연구팀은 층수를 제어할 수 있는 ‘대면적 그래핀 박리법’을 개발했다.
그래핀은 고무처럼 잘 휘어지고 투명한 소재로 뛰어난 전기전도성 때문에 두루마리처럼 둘둘 마는 TV나 스마트폰 등에 응용될 꿈의 소재로 불려왔다. 하지만 탄소가 벌집모양으로 결합한 단일층의 평면인 그래핀은 10만 층을 쌓아야 머리카락 굵기가 될 정도로 얇다.
그래핀을 얻기 위해서는 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해 탄소가 층층이 결합한 흑연의 표면에서 기계적으로 반복해 떼어내는 ‘박리법’을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작업자의 숙련도에 의존하고 그래핀의 면적과 층수, 수율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흑연 위에 특정 성질의 필름을 증착, 균열의 깊이와 방향을 무작위가 아니라 선택적으로 제어해 테이프로 떼어낼 때 생기는 균열의 크기·방향을 원자 수준에서 원하는 면적과 층수의 그래핀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금(Au)은 그래핀 층간 결합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흑연 표면과 결합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를 이용해 흑연 표면을 코팅하고 테이프로 뜯어내면 균열이 수직 방향(흑연의 아래쪽 방향)이 아닌 표면과 평행한 방향으로 전파되어 단층의 그래핀만 분리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금보다 흑연과의 결합력이 큰 팔라듐, 니켈, 코발트로 코팅하고 테이프로 떼어내면 최초로 형성되는 균열이 더 깊어져 결과적으로 더 큰 층수의 그래핀이 얻어졌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이용해 수 mm 면적의 단일층부터 이중층, 최대 40층까지 층수가 제어된 그래핀을 얻을 수 있었다. 기존 박리법 대비 약 4200배 넓은 면적의 단일층 그래핀을 얻어낸 것이다. 또, 단위면적당 단일층 그래핀의 밀도가 최대 6000배 증가할 정도로 높은 수율을 확보하였다.
연구팀은 “그래핀의 산업적 응용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인 무결점 그래핀 확보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 사업과 생애 첫 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0월 28일 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