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예측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의학계는 약물유전체학의 등장으로 기존에 축적된 다양한 약물반응데이터를 토대로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도출, 사람마다 다른 약물 반응성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연구가 활발하다. 이 때 사람의 생체반응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양질의 학습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이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출발점이 된다.
기존에는 사람의 임상데이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확보가 용이한 동물모델 대상의 전임상데이터가 주로 이용되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동물모델 대신 환자 유래 인공 미니 장기에서 얻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항암제 반응성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성과를 냈다. 실제 사람에서의 반응에 보다 더 근접한 데이터를 학습시키겠다는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상욱 교수(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은 암환자 유래 인공 미니장기의 전사체 정보를 토대로 환자의 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용어설명]
* 약물유전체학 : 개인의 유전자 차이를 기반으로 약물에 대한 반응성을 예측하는 학문이다.
* 전사체(transcriptome) : 사람마다 유전정보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종류는 물론 만들어지는 시기나 양도 다르며 만들어진 단백질의 활성도 다르다. 유전적 특성과 암세포의 전사체 정보를 분석하여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예측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같은 암을 앓는 환자라도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에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머신러닝 예측기법은 암세포의 유전체 정보를 토대로 하고 있어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불필요한 바이오마커 정보로 인해 거짓신호를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약물의 직접적 표적이 되는 개별 단백질에 대한 전사체 정보뿐 아니라, 표적 단백질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생체 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 데이터를 이용, 예측 정확도를 높인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표적 단백질로부터 기능적으로 가까운 단백질의 전사체 생성량에 대해 우선 학습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머신러닝이 학습해야 했던 방대한 바이오마커 대신 선별된 바이오마커만 학습할 수 있도록 하여 정확도를 높였다.
또한 동물모델이 아닌 환자 유래 미니장기의 데이터를 이용해 실제 환자에서 반응과의 차이를 좁혔다.
실제 이 방법으로 대장암에 쓰이는 5-플루오로 우라실과 방광암에 사용되는 시스플라틴 등에 대한 환자의 약물반응을 실제 임상결과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해냈다.
이번 성과는 항암제에 반응할 환자를 선별하는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은 물론 새로운 항암제의 기전 규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중점 연구소사업 및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0월 30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