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사업 '찬밥' 취급하던 재벌기업 ··· 지금은?
제약 사업 '찬밥' 취급하던 재벌기업 ··· 지금은?
모두가 포기할때 묵묵히 한길을 걸은 SK그룹

삼성그룹, 뒤늦게 제약·바이오사업 진출

LG그룹, 제약·바이오 사업 재도약 추진

오리온그룹, 중국 합작법인 통해 바이오 시장 진출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0.2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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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바이오 사업이 재벌기업들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다. 제약 사업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으로 활동폭이 좁고 다른 제조업과 비교해 수익이 크지 않아 재벌기업으로부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불법 리베이트 등이 적발될 경우에는 자칫 그룹 전체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제약사업을 포기하는 재벌기업도 상당수였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제약·바이오 분야가 국가적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재벌기업들도 제약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재벌기업은 #SK#삼성이다.

 

SK그룹

SK그룹은 #CJ, #한화, #아모레퍼시픽 등 다수 재벌기업이 제약업에 손을 댔다가 포기하는 가운데서도 제약·바이오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온 회사다.

현재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SK플라즈마 등 다수 제약·바이오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눈에 띄는 성과를 도출해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와 수면장애 치료 신약 '수노시'(솔리암페톨)을 허가받아 판매를 시작했다.

이 중 '엑스코프리'는 국내 기업이 혁신 신약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 New Drug Application)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판매도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직접 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FDA로부터 자사의 치매치료 패치 'SID710'(리바스티그민)의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치매치료 패치의 FDA 승인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지난 7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거의 모든 재벌기업이 제약·바이오사업을 포기할때, 흔들림없이 한우물을 파온 결과다.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때부터 최태원 회장에 이르기까지 대를 이어 30여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지난 1993년, 화학에너지 사업의 뒤를 이을 성장 동력으로 제약·바이오에 주목, 'P(파마슈티컬 : 의약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수없이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SK그룹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준 대표적 재벌기업이다.    

 

삼성그룹

SK보다 뒤늦게 제약·바이오사업에 뛰어든 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을 하고 있는데,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제품 생산 의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의 경우, 총 12건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는데, 총 계약 규모가 1조7884억원(15억4371만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수주 실적(2억6500만달러)의 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계약 상대방은 일라이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GSK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달 말에는 미국에서 위탁개발(CDO) 연구개발(R&D) 센터를 공식 개소하고,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현재 유럽에서 '베네팔리'('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임랄디'('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미국 제품명 : '렌플렉시스'), '온트루잔트'('허셉틴' 바이오시밀러) 등 3종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와 1종의 항암 바이오시밀러를 판매 중이다. 

이 중 '베네팔리'는 지난 7월 유럽 전체 시장에서 4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엔브렐'을 제치고 1위 자리를 꿰찼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최초로 안구질환 치료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인 '에이빈시오'의 유럽 판매 허가도 획득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렌플렉시스'와 '온트루잔트'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안과질환 치료제 'SB11'('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과 'SB15'('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혈액질환 치료제 'SB12'(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등 후속 제품을 개발 중이다.

 

LG그룹

한때 제약·바이오 사업 포기설까지 나왔던 #LG그룹도 관련 시장에서 재도약을 노리는 모양새다.

LG그룹은 1979년 세운 '럭키중앙연구소'를 모태로 일찌감치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미국 FDA로부터 신약 '팩티브'를 허가받는 성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2년 지주사에서 LG생명과학을 분사하면서 제약·바이오 사업이 뒷걸음질 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금 지원이 끊기면서 다수 파이프라인이 중단되는 등 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 암흑기는 이때 시작됐다. 

이후 LG생명과학은 2017년부터 #LG화학으로 흡수합병됐고,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가 기존의 LG생명과학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는 올해 3분기 1721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냈다. 그러나, 40년에 가까운 재벌기업의 실적치고는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올해 3분기 LG화학의 매출액은 7조5073억원으로, 이 중 생명과학사업부가 벌어들인 비중은 2.3%에 불과했다.

LG그룹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암흑기를 떨쳐내기 위해 다시 한번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등 다방면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른 재벌기업들이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잇따른 성과를 도출하자 그에 자극받은 모양새다.

LG화학은 최근 파트너사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미국 FDA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후보 물질인 'TT-01025'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TT-01025'는 간에서의 염증 진행과 관련성이 높다고 알려진 VAP-1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LG화학은 지난 8월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글로벌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이 신약후보 물질을 도입했다. 

전임상 단계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된 만큼,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보스턴에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고 신약 R&D 승부수를 띄웠다. 회사 측은 현재 7개 수준인 임상 단계 신약 과제를 오는 2025년까지 15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지난 2017년 말, 계열사인 #LG생활건강을 통해 기미·주근깨 치료제 '도미나크림'으로 잘 알려진 #태극제약을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태극제약이 보유한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허가 600여개를 신규 화장품·생활용품 브랜드 출시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태극제약 인수로 확대된 생산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수출 확대는 물론 '도미나크림'에 대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태극제약은 LG생활건강에 인수된 뒤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현재 태극제약의 사업 방향성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그룹

식품회사로 유명한 #오리온그룹도 제약·바이오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최근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한 합자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산둥루캉의약'은 중국 산둥성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가총액 1조5000억원 규모의 중견 제약기업이다. 중국 항생제 생산 '빅4 기업' 가운데 하나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오리온홀딩스와 산둥루캉의약은 각각 65%, 35%의 지분을 투자해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가칭)라는 명칭의 합자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올해 초부터 분기마다 '한·중 제약·바이오 발전 포럼'을 열어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 포럼에서 수출 대상 바이오 기업과 기술을 선정, 합자 법인을 통해 중국 내 임상과 인허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카카오, #포스코 등 다수 재벌기업이 제약·바이오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으나, 하루 아침에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사업분야가 아니라는 점에서 크고 작은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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