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못보고 사라진 첫 국산 폐렴구균 백신
빛도 못보고 사라진 첫 국산 폐렴구균 백신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 허가 자진취하

"특허 문제로 시판 안 되는 제품이라 허가 필요없다 판단"

재심사 요건 만족도 어려워 …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집중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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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첫 국산 폐렴구균 백신인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가 다국적 제약사의 특허 장벽을 넘지 못해 결국 품목허가를 잃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의 국내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특허상 시판이 안 되는 제품이라 현재의 품목허가는 불필요해 자진취하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를 출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의 특허 장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화이자를 상대로 제기한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의 '다가 폐렴구균 다당류-단백질 접합체 조성물' 특허무효 심판 대법원 상고심에서 기각 심결을 받았다. 특허심판원, 특허법원에 이어 대법원까지 화이자 측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무리 빨라도 이 특허의 만료일인 2026년 3월 31일이 지나야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를 출시할 수 있다. 

그러나, 화이자 측이 특허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이자는 '프리베타13'의 또 다른 특허인 '면역원성 조성물을 안정화시키고 이의 침전을 억제하는 신규 제형' 특허(2027년 4월 19일)를 여러 개로 분할출원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특허 방어 및 후속 제품 출시 지연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 분할출원 특허들 중 일부는 등록됐고, 일부는 심사가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분할출원 모두를 회피 또는 무효화해야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

만약 화이자 측이 신규 특허까지 등록할 경우에는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의 출시 시기는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최소 6년 이상 제품 출시가 불가능한 만큼, 품목허가를 계속해서 가지고 있을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다.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번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의 품목허가 자진취하에 재심사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는 지난 2016년 품목허가를 받은 자료제출 의약품으로, 재심사를 완료해야 한다. 

적응증 획득 시기에 따라 기간이 조금씩 다른데, 첫 번째 적응증(만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폐렴구균으로 인해 생기는 침습성 질환의 예방)은 올해 7월까지, 두 번째 적응증(생후 6주~6개월 영아에서 폐렴구균으로 인해 생기는 침습성 질환의 예방)은 2023년 3월까지 일정 환자를 대상으로 시판 후 사용성적 조사(PMS)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특허 문제로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다 보니 현재 재심사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어차피 재심사 요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허가가 취소된다"며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적으로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의 품목허가를 취하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차세대 백신으로 활로 모색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의 공백을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통해 극복하려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기업인 사노피파스퇴르와 함께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인 'GBP410'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임상1상 시험을 완료했으며, 올해 4월께 미국에서 임상2상 시험에 돌입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4년 사노피파스퇴르와 자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백신의 공동 개발 및 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가 개발하는 폐렴구균 백신은 폐렴을 유발하는 병원균 표면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결합해 만드는 단백접합백신이다. 단백접합 방식은 지금까지 개발된 폐렴구균 백신 중 가장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의 향후 재허가 여부는 예측이 어렵다"며 "'프리베타13' 특허 분쟁 및 'GBP410' 개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2016년 7월 국내 제약사로는 최초로 허가를 획득한 13가 폐렴구균백신이다.

폐렴구균백신 시장은 같은 13가 백신인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이 거의 독점하고 있어,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는 허가 당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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