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위탁생산 때 아닌 호황
의약품 위탁생산 때 아닌 호황
삼성바이오로직스, 총 수주 실적 2조원 육박

에스티팜, 올리고핵산 API 인기 만점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생산기지 부상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0.0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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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들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각국 제약사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상대적으로 방역이 잘 이뤄지는 한국으로 위탁 생산이 몰리고 있어서다. 지난 4월께부터 시작된 호황 분위기는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CMO 업체들은 앞다퉈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체크포인트 테라퓨틱스(Checkpoint Therapeutics)와 1971만3000달러(한화 229억3410만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7016억원)의 3.2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위탁생산 계약 기간은 이달 2일부터 오는 2030년 10월 2일까지 10년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 2017년 11월 8일 체결한 80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에 대한 추가 생산 계약으로, 기존 계약 기간은 2022년 11월 9일에 종료된다.

제약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번 계약의 대상이 되는 품목이 체크포인트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Anti PD-L1 계열 면역항암제 'CK-301'(Cosibelimab 성분)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체크포인트 테라퓨틱스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개발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물질인데다 임상1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중간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피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상 시험의 중간결과 발표에 의하면, 'CK-301'은 환자 37명에서 51.4%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고객사 개발 약물이 성공할 경우 확정 계약금액은 9725만7000달러(한화 1128억6674만원)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미국 이뮤노메딕스를 시작으로 연속적인 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다. 가장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3850억원 규모의 계약까지 올해만 총 12건(체크포인트 테라퓨틱스 계약 포함)의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15억4371만달러(한화 1조7884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수주 실적(2억6500만달러)의 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인 #에스티팜도 해외 기업과의 위탁생산 계약이 크게 늘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유럽 소재 다국적제약사와 3873만달러(한화 458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oligonucleotide)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매출(932억원)의 49.1%에 달하는 금액으로, 지금까지 체결한 올리고 수출 계약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경영상 비밀유지 사유를 들어 계약 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는 에스티팜이 올 하반기 상업화가 예상되는 고지혈증치료제 '인클리시란'(Inclisiran)의 원료의약품(API) 생산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클리시란'은 노바티스가 개발 중인 리보핵산간섭(RNAi) 기술 기반 치료제다. 현재 올리고핵산치료제 중 만성질환으로 상업화가 가장 임박했다. 미국 FDA는 오는 12월 '인클리시란'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인클리시란'은 2026년 21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면서 '인클리시란'의 API CMO인 에스티팜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에스티팜은 지난 6월 스위스 소재 글로벌제약사와도 330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신약 임상용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그동안 글로벌 API 수급처로 손꼽히던 인도, 중국 등의 생산 시설이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면서, 에스티팜은 저분자 API의 수주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았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미국 바이오 기업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VX-CoV2373'의 개발과 생산,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을 함께하는 위탁생산개발(CDMO, Contract Development Manufacturing Organization)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항원 제조 기술을 이전받아 추가 공정을 개발하고 생산까지 맡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보다 한 달 앞선 7월에도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AZD1222'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로 현재 WHO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중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임상 3상에 진입해 있다.

 

공장 풀 가동 … 증설 나선 CMO 업체들

국내 CMO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주문이 폭증하면서 생산공장을 '풀 가동' 중인 상태다. 그러나, 밀려드는 주문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버거운 상황. 각 회사는 경쟁사에 수주 물량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앞다퉈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최근 두 달 새 공장 증설 계획을 공식화한 CMO 업체는 5곳에 달하며, 투자 금액은 2조원을 훌쩍 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 인천 송도에 1조7400억원을 투입해 25만6000L 규모의 4번째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 8월 11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의약품 위탁생산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상암 월드컵 경기장 규모의 1.5배에 달하는 슈퍼 플랜트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4공장이 완성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L(1공장 3만L, 2공장 15만4000L, 3공장 18만L, 4공장 25만6000L) 규모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바이넥스도 500억원을 투입해 충북 오송에 CMO 생산시설을 추가로 짓는다. 

투자금은 광동제약, 제넥신, 에이비엘바이오, 키움 등에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조달한다. CB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285억원은 시설 투자에, 95억원은 운영 자금에 쓸 계획이다. EB로 조달한 자금은 90억원을 시설 투자에, 30억원을 운영 자금에 활용할 예정이다.

바이넥스는 이번 자금조달로 동물세포 생산라인 1기와 코로나19 DNA 백신 생산이 가능한 미생물 생산라인 1기를 기존 시설 내에 증축하는 등 추가 생산능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CMO 수요에 완벽하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 생산시설 증설에 총 655억원을 투입한다.

이 회사는 경기도 안산 반월공장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oligonucleotide) 생산설비를 종전 대비 2배 규모로 증설하는 데 30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 글로벌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반월공장 올리고동 3·4층의 약 60% 공간에 800kg(1.8mol) 규모의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이 공장 3·4층의 나머지 40%는 에스티팜의 고객사인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투자 형태로 증설을 진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투자되는 금액은 3000만달러(약 348억 원)다.

공동투자 기업 및 투자 비율은 비밀유지 조항에 의해 공개되지 않았다. 공동투자인 만큼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을 위한 3공장 건설을 지난달 공식화했다. 2021년 기반시설 공사를 시작해 이르면 2022년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의 3공장에는 3000억원 안팎의 투자금이 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셀트리온의 제3공장은 인천 송도에 20만ℓ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송도에 제1공장(10만ℓ)과 제2공장(9만ℓ)을 가동 중이어서 제3공장 설립 후에는 생산능력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미국, 유럽, 인도 등 의약품 생산량이 많은 국가들은 대부분 코로나19로 시설이 기존만큼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라며 "중국이 그나마 정상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글로벌 수요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품질에 대한 문제도 있어 한국 기업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 국내 CMO들의 해외 수주가 눈에 띈다"며 "글로벌 시장에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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