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간 속 MAIT(Mucosal-associated invariant T) 세포가 T세포 수용체(TCR)의 자극 없이도 사이토카인에 의해 세포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급성 A형 간염 등 간 질환 치료에 실마리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MAIT 세포는 혈액, 간, 폐, 점막 등에서 발견되는 세포로 미생물 등 감염을 방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일반 T세포와 달리 선천성 면역 기능 및 후천성 면역 기능도 함께 갖고 있다.
주동진 교수(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신의철·박수형 교수(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나민석 연구원(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 박준용 교수(연세대 의대 내과학교실) 공동 연구팀은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간 내 MAIT 세포의 역할을 규명하고자 이번 연구를 기획했다.
간이식 수술 과정에서는 기증자의 간을 절제한 후 간 보존을 위해 관류액을 흘려보내는데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얻은 관류액 내의 동양혈관 단핵 세포(sinusoidal mononuclear cell)를 분리해 IL(인터류킨)-2, IL-7, IL-12, IL-15 등의 사이토카인(cytokine)을 MAIT 세포(CD3+CD8+CD4-TCRVα7.2+CD161hi)에 반응시켰다.
그 결과 이들 사이토카인에 따라 세포독성물질인 퍼포린(perforin), 그랜자임 B(granzymeB)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MAIT 세포와 각 물질들의 발현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늘어났다.
특히 인터류킨-15의 자극에 따라 유도된 퍼포린과 그랜자임 B의 증식은 말초 혈액에 존재하는 MAIT 세포에서도 관찰됐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인터류킨-15가 MAIT 세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또한 인터류킨-15의 자극을 받은 MAIT 세포는 TCR/MR1의 상호작용 없이도 세포독성을 유발(그랜자임 B 의존성 innate-like cytotoxicity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 대해 주동진 교수는 “그간 MAIT 세포의 특성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됐으나, 기존 연구에서는 인터류킨-15가 간접적으로 MAIT 세포를 활성화해 퍼포린, 그랜자임 B, 인터페론 감마(IFN-γ)가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인터류킨-15가 직접적으로 MAIT 세포를 활성화하며 TCR/MR-1에 독립적으로 세포독성을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간 질환에서 MAIT 세포의 역할을 확인하고자 급성 A형 간염 환자의 혈액을 활용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추가 연구에서는 환자의 말초 혈액 MAIT 세포에서는 퍼포린, 그랜자임 B의 비율과, 중요한 면역수용체인 NKG2D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급성 A형 간염 환자의 경우 MAIT 세포의 세포독성이 매우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또한 환자의 ALT 수치 증가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히 바이러스성 간염에서 MAIT 세포가 인터류킨-15 증가에 따른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단서를 제공했다. 이는 MAIT 세포가 급성 A형 간염과 같은 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조절인자의 후보물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이번 연구의 전체적인 의미를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