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이상 출산한 여성 치매 위험 급상승"
"5회 이상 출산한 여성 치매 위험 급상승"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11개국 여성 1만5천명 연구결과

5번 이상 출산, 1번 출산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위험 47% 높아

아시아는 예외적으로 무출산 여성의 치매 위험도 높아
  • 임도이
  • admin@hkn24.com
  • 승인 2020.09.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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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아기 신생아

[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은 암 발생위험이 낮아진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치매의 경우는 출산을 많이 한 여성의 위험이 더 높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1개 국가의 여성 약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 결과, 5번 이상 출산을 경험한 경우 한 번만 출산한 여성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47% 높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전세계 치매 환자의 무려 3분의 2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이 높고, 발병 후 진행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러한 남녀 차이에는 생활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지만, 특히 여성만의 고유한 경험인 출산이 호르몬과 건강의 변화를 유발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간 출산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다. 기존 연구들이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 혼선도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종빈 교수(좌), 김기웅 교수(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종빈 교수(좌), 김기웅 교수(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종빈·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한국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브라질 등 총 11개국 3대륙의 60세 이상 여성 1만4792명의 데이터를 분석, 출산이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교육 수준, 고혈압, 당뇨 등의 인자를 보정해 분석한 연구 결과, 출산을 5번 이상 경험한 여성은 한 번만 출산한 여성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4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2~4회 출산한 여성은, 1회만 출산한 여성과 비교해 치매 위험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출산 및 유산 경험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위험](11개국 코호트 결과)

 

정상군

치매군

알츠하이머 위험

무출산

1368명

84명

8% 감소

1회 출산

2096명

103명

기준

2회 출산

3923명

181명

13% 증가

3회 출산

2819명

161명

19% 증가

4회 출산

1652명

103명

7% 증가

5회 이상 출산

2061명

241명

47% 증가

다만 이것은 대륙별로 다른 결과를 보였다.

예컨대 대륙별로 그룹을 나누어 분석했을 때, 유럽이나 남미와 달리, 아시아에서만 예외적으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60세 이상 여성이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면 자의적인 비출산이라기보다는 불임이나 반복적 유산 때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불임을 유발하는 호르몬 질환은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반복적인 유산 역시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

배종빈 교수는 “5번 이상 출산한 여성은 기본적으로 심장질환, 뇌졸중, 당뇨 등 치매 위험을 높이는 질환이 동반될 확률이 높고, 출산에 따른 회백질 크기 감소, 뇌 미세교세포의 수와 밀도 감소, 여성호르몬 감소도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며, “이런 여성들은 치매 고위험군에 해당되어 정기적 검진을 받는 등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웅 교수는 “출산이 여성의 높은 치매 유병율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11개 국가 코호트 연구를 통해 파악하는데 성공했다”며, “향후 이번 코호트에 포함되지 않은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연구를 비롯해 아이를 많이 출산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을 통해 치매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해서도 후속 연구를 진행해 치매 조기 진단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의학(BMC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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