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공의 고발에 관련 학회 '발끈'
흉부외과 전공의 고발에 관련 학회 '발끈'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31일 성명서 발표

"꺼져가는 생명과 사투 ... 돌아온 것은 기피과"
  • 임도이
  • admin@hkn24.com
  • 승인 2020.08.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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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보건복지부에 의해 4년차 흉부외과 전공의가 고발된 것과 관련, 고발 취하와 함께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학회는 31일 발표한 성명에서 "전공의 파업에도 중환자실을 차마 떠나지 못하던 흉부외과 전공의 4년차가 고발되었다"며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낮은 의료수가와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도 환자들의 꺼져가는 생명을 지켜 내기 위해 사투를 벌여왔지만, 우리에게 덧씌워진 것은 ‘필수의료과’라는 명예가 아닌 ‘기피과’ 라는 오명이었다"고 개탄했다.

성명은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4대 의료 정책 강행에 의대생들은 학교를 떠나고, 전공의와 전임의는 파업의 길을 선택하였으며, 정부는 의료진을 고발하고, 환자는 불안에 떨고 있다"며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지키고 있던 흉부외과 전공의를 착오로 고발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4대 의료 정책 강행 속에 나타난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 등 젊은 의료인의 충심과 의견을 정부가 진지하게 청취하고 정책에 반영해야한다"며 "젊은 의료인의 충심과 조율되지 않았던 4대 의료 정책 강행 과정에서의 과오를 인정하고, 상황의 해결과 타개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래는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성명서]

전공의 파업에도 중환자실을 차마 떠나지 못하던 흉부외과 전공의 4년차가 고발되었다. 그가 만일 무사히 수련을 마칠 수 있게 된다면, 그는 한 주당 평균60시간 넘게 일하고, 주말에 하루 이상은 병원에 있으며, 한 달에 6 번 이상 야간 당직근무를 해야만 하는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 소속의 아주 평균적인 흉부외과 전문의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의업의 보람과 무거운 의무감과 열악한 현실이라는 불합치 속에서도 기꺼이 흉부외과 의사로서 평생을 자랑스럽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와 회원들은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낮은 의료수가와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도 환자들의 꺼져가는 생명을 지켜 내기 위해 사투를 벌여왔다. 특히, 진행중인 코로나19와 지난 메르스 확산의 국가적 위기에도 우리는 중환자 진료의 최전선에서 오직 사명감만으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왔다.

그러나 환자만을 바라보고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던 우리에게 덧씌워진 것은 ‘필수의료과’라는 명예가 아닌 ‘기피과’ 라는 오명이었다.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4대 의료 정책 강행에 의대생들은 학교를 떠나고, 전공의와 전임의는 파업의 길을 선택하였으며, 정부는 의료진을 고발하고, 환자는 불안에 떨고 있다.

끝까지 묵묵히 환자만을 지켜왔던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는 이제, 이 작금의 현실을 개탄하며 아래와 같은 사항을 엄중히 요구하는 바이다.

1.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는 정부에 흉부외과 전공의를 포함한 고발대상에 대해 고발 취하를 요구한다. 또한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지키고 있던 흉부외과 전공의를 착오로 고발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

2.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는 공공의료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전문가와의 논의 없이 독단으로 계획한 흉부외과 등의 인력양성 및 십년 의무복무 안의 철회를 촉구한다. 이번 계획안은 흉부외과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간과한 것이다. 심장과 폐 등의 주요 장기를 수술하는 흉부외과의 특성상 십년 의무복무기간으로는 국민의 건강을 지켜 낼 전문가를 키워내지 못한다. 십년 의무복무라는 탁상행정의 결과는 시간과 자원의 국가적 낭비와 의료의 질 저하를 함께 발생시킬 것이다. 또한, 공공의료 장려를 위한 의무 복무정책은 역설적으로 자발적 흉부외과 지원자 감소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정책과정의 과오를 인정하고, 전문가이며 당사자인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와의 공식적 논의를 통한 인력 양성 계획의 합리적 재수립을 촉구한다.

3.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는 우리에게 덧씌워진 ‘기피과’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정부의 실질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이번 정책에서와 같은 정원 증원을 통한 낙수 효과로는 흉부외과 지원자 부족을 해결하거나, 전문의가 진료환경에 낙담하여 흉부외과 현장을 떠나는 구조적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의료진의 노력과 희생이 더 이상 의료 붕괴를 막는 버팀목이 될 수는 없다. 의료의 구조적 문제는 국민 건강의 심각한 위해로 표출될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미봉책이 아닌 과감하고 명확한 대책이 필요하다. 흉부외과 관련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와 이미 많은 전문가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한 흉부외과 및 다른 ‘기피과’의 수가 현실화를 포함한 개선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한다. 

4.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는 4대 의료 정책 강행 속에 나타난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 등 젊은 의료인의 충심과 의견을 정부가 진지하게 청취하고 정책에 반영하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우리의 미약한 힘을 그들과 나누고자 한다. 정부는 젊은 의료인의 충심과 조율되지 않았던 4대 의료 정책 강행 과정에서의 과오를 인정하고, 상황의 해결과 타개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는 4대 의료 정책의 강행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우리의 요구안을 제시하였다.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는 젊은 의료인의 충심과 열정에 대해 압박과 고발로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 사실 관계 불일치로 인한 무차별적인 고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 어려운 상황임을 알면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흉부외과를 선택한 한명 한명의 전공의와 전임의들은 우리의 소중한 동료이며, 미래이다. 우리는 정부가4대 의료 정책 중 이미 밝혀진 많은 오류를 인정하고 다시 전문가 단체와 함께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의료계가 국민을 위해 소통하며 함께 걸어가야 할 상대인 것을 명심해야 한다. “흉부외과 의사는 어떤 경우에도 환자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와 회원들은 지난 반세기동안 그래왔듯 환자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어떤 위험속에서도 국민과 함께 할 것이다. 코로나 19의 엄중한 상황에서, 현재의 시간은 누구의 것도 아닌 환자의 시간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는 더 이상의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없도록 정부의 책임 있는 변화와 각성을 강력히 촉구하며, 이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염원하는 바이다.

2020년 8월 31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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