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포스트 '카나브' 길을 가다
보령제약, 포스트 '카나브' 길을 가다
차세대 먹거리 항암제 개발 중 … 표적·면역항암제 등 다수 파이프라인 확보

항암사업부 별도 조직으로 신설 … 예산공장 항암주사제 생산시설 연내 가동
  • 이순호
  • 승인 2020.07.1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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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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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령제약(대표이사 안재현·이삼수)이 포스트 '카나브' 시대에 대비, 항암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산 신약 최초로 매출액 1000억원에 도전 중인 '카나브'(피마사르탄)는 보령제약이 개발한 고혈압치료제로, 국내에서 이처럼 성공한 신약은 없었다. 이 회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일찌감치 항암제를 점찍은 것도 제2의 카나브 신화를 쓰기 위해서다. 항암제 시장은 고혈압치료제에 비해 임상 데이터 축척과 영업 및 마케팅 등이 매우 어려운 분야이지만, 회사 측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새로운 도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자사가 개발 중인 혁신 항암제 'BR101801'의 전임상 결과를​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한 것은 그 연장선에 있다.

'BR101801'는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표적항암제 겸 면역항암제다. 보령제약은 혈액암에서의 암세포 사멸에 관한 'BR101801'의 단독 및 병용 효력시험을 진행했고, 길리어드의 '자이델릭', 버라스템의 '코피카' 등 현재까지 PI3K저해제로 허가받은 약물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비교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BR101801' 투여군은 비교 약물보다 뛰어난 암세포 사멸효과와 c-Myc(종양유발유전자) 제어 효력이 확인됐다.

특히 'BR101801' 단독 투여 시 면역억제세포인 Treg(조절T세포)와 MDSC(골수유래 억제세포)가 감소했고, 암세포를 사멸하는 면역 세포인 CD8+는 증가했다. 면역관문억제제(PD-1, PD-L1) 또는 면역관문활성제(OX40)와 병용 투여했을 때는 병용 약물 간 시너지 효과도 나타났다.

보령제약은 현재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치킨성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BR101801'의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보령제약은 이 밖에도 면역항암제 'VT-EBV-201'과 아직 적응증이 공개되지 않은 항암 신약후보 물질 'BR2006', 'BR2007' 등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VT-EBV-201'은 희귀 난치성 질환이자 혈액암의 일종인 'EBV 양성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다. 암세포가 관해된 후에도 재발할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완전 치유를 목적으로 미세잔존암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이 약물은 보령제약의 자회사인 바이젠셀이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신약후보 물질은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임상2상이 끝난 뒤 곧바로 허가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보령제약은 항암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도 개편했다. 기존 전문의약품 부문으로 통합돼 있던 항암제 사업을 분리, 40여명의 조직원으로 구성된 ONCO(항암)라는 이름의 독립 부서를 신설했다.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별도의 항암제 사업조직을 만든 것은 보령제약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향후 자사가 개발한 항암 신약을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될 국내 항암제 시장 다지기에도 여념이 없다. 자사가 개발한 제네릭과 함께 도입 품목의 개발·영업·마케팅에 집중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는 것이다.

보령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소세포폐암(SCLC) 신약물질 '젭젤카(러비넥테딘)'의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을 완료하고 보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젭젤카'는 보령제약이 지난 2017년 스페인 파마마로부터 기술도입한 신약이다. 보령제약이 국내 개발 및 판매에 대한 독점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 약물은 기존 치료제인 '토포테칸'과 간접 비교한 임상2상에서 우월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지난 6월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회사 측은 '젭젤카'가 국내에서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3상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보령제약은 예산공장에 구축한 글로벌 수준의 항암제 생산시설의 연내 가동을 위한 준비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산공장에는 항암 주사제, 고형제 등의 생산시설이 구축돼 있다. 지난해 10월 고형제 생산시설에 대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획득해 올해 초부터 위궤양 치료제 '스토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크레산트' 등을 생산하며 가동을 시작했다.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의 경우, 올해 안에 GMP 인증을 획득해 생산을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이 시설은 연간 최대 600만 바이알(병)까지 생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제약은 국내 항암제 시장의 최강자로 꼽힌다. 항암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장점이 배가될 것"이라며 "다만, 항암제 분야는 아직 국내 제약사 가운데 성공한 제약사가 전무할 정도로 어려운 분야여서, 그 과정이 녹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령제약은 국내 항암제 시장 매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제약사다. '젬자'(젬시타빈염산염), '옥살리틴'(옥살리플라틴), '제넥솔'(파클리탁셀), '젤로다'(카페시타빈) 등이 주력 제품이다. 

보령제약은 BMS의 '탁솔'(파클리탁셀)을 2008년 12월부터 2015년까지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위로 성장시켰다. 계약이 끝난 뒤에는 삼양바이오팜과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 '탁솔' 제네릭인 '제넥솔'을 2년 만에 시장 1위에 올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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